얼어붙은 고용시장

2009-01-14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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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직·일용직 크게 감소, 빈곤층 확산 우려
구직단념자 한 달 새 1.7배 늘어

경기침체로 인해 고용사정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 수는 2324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1만2000명 줄어들어 카드대란을 겪었던 지난 2003년 이후 5년 2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 고용상황이 최악의 한파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실업자는 78만7000명으로 작년 12월에 비해 5만1000명 증가해 고용사정이 악화됐음을 단면적으로 보여줬고 경제활동을 펼치지 않고 쉬는 인구와 구직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취업자..5년2개월 만에 마이너스 반전
12월 취업자는 1만2000명 감소해 카드대란을 겪은 지난 2003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취업자 수는 지난 11월 7만8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4년1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더니 결국 12월, 감소세로 반전됐다.

연령대별로는 15~19세에서 16만5000명 감소해 14.2%의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고 한창 일할 나이인 20대(-3.3%)와 30대(-1.8%)가 지난달에 이어 계속 하락했다.

산업별로도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2.9%), 농림어업(0.6%)은 소폭 증가한 반면 제조업(-2.4%), 도소매·음식숙박업(-1.1%), 전기·운수·통신·금융업(-1.5%) 전반적으로 모두 감소해 경기 침체가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드러냈다.

직업별로 보면 화이트칼라인 사무종사자(4.9%)와 전문·기술·행정관리자(1.2%)는 늘어났으나 서비스·판매종사자(-1.5%)와 기능·기계조작·단순노무종사자(-2.1%)는 떨어졌다. 지난달에도 이 직업군의 취업자는 감소해 상대적으로 저소득 직업군의 타격은 계속됐다.

이같은 흐름은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에서도 관측됐다. 취업자 임금근로자 가운데 상용(3.6%)은 증가한 반면 임시(-1.8%)는 감소했다. 특히 일용직에서는 -6.3% 큰 폭으로 감소해 빈곤층이 증가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청년 실업률, 구직포기 크게 늘어

12월 실업자는 78만7000명으로 5만1000명 증가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역시 1577만2000명으로 42만4000명 늘어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으나 구직을 단념한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현재 우리나라의 15세 이상 인구는 3980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6만3000명 증가했다. 이렇듯 일할 수 있는 인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경제활동인구도 늘어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할 수 있는 인구가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되고 있는 것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모든 연령 증에서 ‘쉬었음’ 인구가 증가했고 특히 사회초년생인 20대에서 29% 상승했다. 이는 취업무경험실업자가 5.8% 감소한 것을 미뤄 볼 때 기업들이 경기침체로 인해 신입 채용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의사와 일할 능력은 있으나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구직단념자’ 역시 12월 14만7000명으로 작년 동월에 비해 무려 41.9%나 증가했다. 이는 11월 24.6%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도 한 달 새 약 1.7배 늘어난 수치로 그만큼 급격히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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