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연말 목표치 1400선 상향
지수 하락 방어 안전판 역할 기대
세계적인 금융불안 여파로 떠났던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낙관론을 가지고 돌아오고 있어 지수 하락을 막는 안전판 역할이 기대된다.
지난해까지 부정적인 기업분석보고서로 폭락 제조기라는 오명을 얻었던 외국계 증권사가 새해 들어 우호적인 보고서를 연달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외국계 증권사 낙관론 선회와 함께 이달 2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에 걸쳐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441억원 규모 주식을 순매수했다.
◆시총 상위주 적정가 줄상향=외국계 증권사는 코스피 목표지수를 상향하는 동시에 핵심 상장사에 대한 적정주가도 일제히 올리고 있다.
UBS증권은 "한국은 경기회복을 통한 기업이익 개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연말 코스피 목표지수를 1250선에서 1400선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말했다.
이 증권사는 "한국은 신용ㆍ외환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안정돼 주식투자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게 됐다"며 "한국 주식 밸류에이션은 곧 정상적인 수준으로 복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시가총액 상위종목에 대한 적정가 상향도 이어졌다.
UBS증권은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성공이 보장돼 있다"며 "적정가를 47만원에서 50만5000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전했다. 기아차는 주가가 충분히 저평가돼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의견이 매도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올랐다.
CLSA증권도 KT에 대해 KTF와 합병가능성이 커졌다며 적정가를 4만원에서 4만7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씨티증권은 두산에 대해 주류사업 부문 매각이 긍정적이라며 적정가를 13만3000원에서 14만1000원으로 높였으며 맥쿼리증권은 KB금융에 대한 적정가를 3만500원에서 3만7500원으로 올렸다.
◆금리인하ㆍ환율안정 최대 매력=외국계 증권사가 국내 증시에 대해 낙관론으로 돌아선 데는 저금리 기조 지속과 원ㆍ달러 환율 하락이 가장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증권은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원화절상 가능성이 있는 한국증시에서 주식투자 기회가 늘고 있다"며 "기업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가운데 시장금리 변동성도 줄어 유혹적인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 사이에선 외국인 낙관론 선회로 인해 증시 수급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계 증권사는 국내 핵심 우량주가 이번 경제위기에서 살아남을 경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외국인 매수우위가 지속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증시 수급개선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거 이탈했던 외국계 펀드 복귀도 점쳐진다.
김영각 현대증권 종목분석팀장은 "외국계 증권사 펀드는 올들어 환율이 안정되면서 지난해 과매도한 부분을 다시 사들일 필요가 생겼다"며 "기존 매도 리포트를 감안하면 한국 비중을 확대하는 게 논리적으로 맞지 않기 때문에 외국계 매수 리포트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아주경제'(www.ajnews.co.kr) 무단 전재 및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