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결산 및 내년 여야 지도부 향배는
여의도 정치권의 새해전망은 다사다난했던 올해만큼이나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양상이다.
국회 3개 교섭단체는 새해엔 대화의 정치를 지향한다면서도 각자 내부적인 변수를 갖고 있어 국정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 구상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인 여야정쟁의 첫 신호탄은 내년 4월 재보선이 될 전망이다.
◆與, “야당은 새해엔 인내 가져야”
예결위 위원장으로서 올해 예산정국에서 숱한 대치상황을 겪은 이한구 의원은 “올해 정치판도는 한마디로 ‘혼란스러운 새출발’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정권이 교체되다 보니 한나라당 지도부도 172석 거대조직을 이끌만한 리더십을 갖추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또 “새해 정치의 향방은 정부의 경제위기 극복노력에 달려 있다”며 “야당도 마음에 안 들더라도 끈기를 갖고 기다리고 협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당장 내년 정치판도가 새로 짜여질 4월 재보선부터 이재오 전 의원 복귀 등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정국기상도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이 의원을 비롯해 당지도부 인사들은 “(이재오에)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의 복귀와 재보선 출마 여부는 당내 비주류인 친박 의원들을 자극할 수 있다.
친이-친박 갈등이 심화되면 그만큼 현 지도부 리더십 재편문제도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위기를 맞은 현재 야당과의 대치국면이 계속되면서 당지도부의 리더십부재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도 이러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는 상황이다.
◆민주, “우리도 내부분열 걱정돼”
야당인 민주당과 자유선진당도 새해 정치 화두가 대화와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위기극복에 대한 해결책과 각자의 속사정은 따로 놀고 있어 내년 정치기상도는 여당만큼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올해 국회점거 사태 등 파행을 이어가면서 민심이 이반되기도 했지만 막판 지지율은 25%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는 여당의 지지율 하락의 반대급부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대다수다.
또한 최근 정세균 대표 지도부체제의 리더십에 반발해 민주연대 등 비주류단체가 출범, 내부분열이 심화되면서 내년 공중분해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는 “내년 민주당의 정치 향방도 4월 재보선 성과에 따라 판가름 날 것”이라며 현 지도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자유선진당도 새해를 맞아 발등에 불 떨어진 처지인 것은 마찬가지다.
창조한국당과의 ‘선진과창조’ 결성 시 약조에 따라 내년엔 당내 지휘권을 창조한국당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창조한국당과는 노선까지 틀려 ‘캐스팅보트’ 역할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이에 원내대표단 한 관계자는 “올해를 돌이켜보면 당 내에선 캐스팅보트를 쥐고 비교적 선방했다는 의견이 우세하긴 하다”며 “창조한국당과의 약조도 지키긴 하겠지만 올해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전략은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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