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들이 고대하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재개관을 알리는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12월 25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려졌다.
지난해 12월 12일 오페라 <라보엠>공연 도중 발생한 무대화재 사고는 비단 예술의전당에만 충격을 준 것은 아니었다. 우리나라 극장 전체에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고, 관객과 출연자의 안전을 위한 소방설비와 대처방식을 다시 한번 점검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기가 발명되기 전에는 극장에서 공연 조명으로 가스등이나 촛불을 사용하여 화재가 빈번했다고 한다.
근래에는 소방설비 기술이 발달하고 과학적인 장비들이 많이 개발돼 극장과 같은 대중밀집시설에 중점적으로 설치되어 재난으로부터 사람을 보호한다. 지난 2008년 12월 발생한 오페라극장 무대화재사고도 마찬가지이다.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육중한 철제 방화벽이 내려오고 화재대응 매뉴얼이 가동되어 단한명의 인명피해 없이 관객들은 높은 질서의식으로 대피하였다.
또한 대피를 안내하는 방송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2차 안전사고를 막고자 공연장 스태프들이 육성으로 대피를 유도한 점은 공연장 재난대응 매뉴얼 제작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었다. 더욱이 당시 관객들을 대피시킨 주역들은 하우스어텐던트라 불리는 안내요원들이었다. 그들의 신분은 대학생. 그들은 엄격한 과정의 교육을 거쳐 공연장에 배치된다. 그들은 극장운영을 위한 필수요원들이다.
정기적으로 재난에 대비한 교육과 극장운영에 대한 교육을 받았던 이들의 활약은 그날 화재로부터 수많은 관객의 생명을 지켜냈다.
2008년 12월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재개관 한다. 그리고 1월과 2월 두 달 동안 무대기계세팅작업과 피팅작업을 거치고 3월에 오페라<피가로의 결혼>을 무대에 올림으로써 그랜드오픈 할 예정이다.
손실됐던 무대기계는 안정성을 향상시키고 정밀제어가 가능하도록 교체되었고, 객석은 무대가 잘 보이지 않던 좌석 대신 음향반사벽을 설치하여 오페라를 더욱 잘 표현할 수 있는 음향조건도 구현하였다.
장시간 공연을 보더라도 몸이 피곤하지 않도록 객석의자도 전량 교체하였고 오케스트라피트도 넓혀 연주자들의 편의도 증진시키는 동시에 명료하고 향상된 음향을 구축하는데 성공하였다.
제일 중점을 둔 부분은 관객과 스태프의 안전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하는 자세로 현행법이 정하는 기준보다 강화된 소방방재시설을 설치하였다. 이번에 단행한 리노베이션을 통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오페라극장으로 다시 태어났다.
선진국의 어느 나라를 가더라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오페라극장이 있다.
영국에는 바비컨센터가, 호주에는 시드니오페라하우스가, 프랑스에는 파리오페라하우스가, 미국에는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예술의전당이 있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우리나라 국민이 문화예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국민임을 상징하는 우리국민의 자긍심이다.
선진국의 정부나 기업의 경우 자국의 문화예술이 국제사회에서 곧 경쟁력과 국력을 상징한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오고 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은 자신들이 지원할 명망있는 예술기관을 찾고자 서로 경쟁한다.
그 이유는 자국을 대표할 수 있는 예술기관을 지원하면 자사의 이미지와 브랜드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이 브랜드가치를 높이기 위해 예술기관을 후원대상으로 선정할 때 극장 리노베이션은 기업에게 매우 좋은 기회이다. 극장 측은 리노베이션에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을 충당해야 한다.
또한 기업의 입장에서 본다면 새로운 시설과 오랜 전통을 가진 공연장이야말로 매력 있는 투자대상이다. 며칠 전 예술의전당에서는 오페라극장 객석기부를 위한 행사가 있었다. 미국의 미시건극장처럼 객석을 기부하는 이번 행사는 누구나 오페라극장 객석을 예술의전당에 기부할 수 있다.
그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은 객석을 기부한 기업이나 개인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고 기부자가 제공하는 감동을 맛보게 된다. 예술의전당은 국민의 문화 복지에 기여하는 임무 이외에도 우리민족이 문화강국의 국민이라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이번 오페라극장 객석기부에 누구나 동참할 수 있도록 그 문을 활짝 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