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소위 ‘잘 나가다’ 마음 한 구석의 허전함을 참지 못해 엉뚱한 샛길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한나라당 이종혁 의원의 인생사가 그렇다. 당초 정치에 큰 뜻을 품은 30대부터 서석재 의원의 보좌관으로서 10년간 여의도밥을 먹은 그다. 하지만 80년대 중반, 돌연 그는 ‘세계의 정치를 배워보겠다’며 러시아로 훌쩍 떠나버린다.
이 의원은 기본적으로 이 시기를 더 넓은 정치안목을 기르는 계기로 삼았지만 경제 분야에도 높은 수완을 발휘했다.
언젠가 정치가로서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선 탁상공론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소신 때문이다.
그의 수완은 러시아에선 보리스 옐친 대통령 최측근들의 눈에 들어 물류산업을 독점할 기회도 잡았다. 당시 러시아의 정치상황상 권력자 지원을 바탕으로 ‘노다지’를 캐는 것은 일도 아니었다.
최종적으로 이 의원은 이를 마다하고 중국행을 선택했지만 이곳에서도 정보통신 사업에 두각을 보였다. 이후 국내에선 바이오회사를 설립해 주식시장 상장까지 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에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수완은 중국, 러시아 등의 경제인들과 많은 교분을 쌓았다는 점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의원은 18대국회에 입성한 후 지경위를 선택한 그는 국정감사 등을 거치며 김성식 의원 등과 더불어 당내 ‘내공 있는’ 초선의원으로 거듭났다.
최근 이 의원은 의정활동으로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지만 개인시간을 쪼개서까지 자원외교 차원에서 캄보디아도 다녀왔다고 한다.
대외활동에서도 외통위 의원도 상회할 만한 활약상이 기대되는 터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