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LG전자 등 국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생산업체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앞서 세계 PDP 1위 업체인 일본 파나소닉은 낡은 라인을 정리하고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생산용으로 전환했다.
또한 히타치와 파이오니아는 PDP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파나소닉에서 제품을 조달키로 하는 등 해외 PDP 업계의 구조조정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상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3 PDP 생산업체 중 하나인 삼성SDI는 연내에 생산효율성이 떨어지는 천안사업장의 P2라인 가동을 중단할 방침이다.
이번에 중단키로 한 P2 라인은 42인치, 50인치 제품을 혼용 생산해 온 라인으로서 기존의 P3(42인치 전용), P4(50인치 전용)라인과 생산 제품이 중복됐던 곳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그동안 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된 P3, P4라인에서 P2 생산물량을 생산할 수 있어, 내년에도 지난해 수준 이상의 판매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크게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삼성SDI 이어 LG전자도 구조조정 임박
하지만 업계에서는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의 급락으로 PDP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삼성SDI의 생산라인 조정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경쟁업체인 LG전자 역시 사실상 PDP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시장 상황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가동을 중단한 구미 A1 라인을 올해 태양전지 생산용으로 전환했다.
또한 지난해부터 A3-1 라인에서 전략적으로 생산량을 늘려왔던 32인치 PDP 수요가 올해 4·4분기부터 급감하면서 생산량을 줄이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아직까지는 LCD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40인치 이상 대형 PDP에 대한 비중 확대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SDI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1개 라인 가동을 중단한 것처럼 효율을 높여 시장 수요에 맞게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시장 상황에 따라 대형 PDP 라인에 대한 생산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시장 상황이 악화될 경우 32인치 PDP 감산에 이어 40인치 이상 대형 제품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LG전자가 최근 디지털디스플레이(DD)사업본부와 디지털미디어(DM)사업본부를 통합하는 내용이 포함된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는 PDP 부문을 축소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경쟁력 잃은 PDP,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
내년 세계 TV 시장은 올해보다 400만대 줄어든 2억200만대로 추정되고 있다.
LCD와 PDP 등 평판 TV는 올해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지만 브라운관(CRT)의 수요 감소폭이 크기 때문이다.
서도원 한화증권 연구원은 "내년 평판 TV 시장은 LCD와 PDP가 각각 1억1800만대, 1430만대로 PDP의 비중이 10.8%까지 줄어들 전망"이라며 "LCD의 가격 급락과 기술 개선으로 빠르게 PDP 시장을 점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 7대 3 비율인 LCD와 PDP TV의 격차가 앞으로도 더욱 확대될 것임을 시사한다.
전자업계 한 임원은 "PDP는 LCD의 경쟁력에 밀려 결국에는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업체를 불문하고 감산을 하지 않고는 견디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재붕·정경진 기자 pjb@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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