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금 시장의 알 바하 보석상점 |
글로벌 신용위기 여파가 '오일머니'로 무장한 중동의 금시장도 초토화시키고 있다. 가장 안전적인 투자자산인 금과 원유가 동시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의 보석업체들에 따르면 지난 2 주 동안 금 매출이 최대 80% 감소했다고 아라비안 비즈니스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적인 신용 위기로 인하여 두바이를 찾는 관광객들의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면서 두바이 금 시장의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한 것이다.
중동 금시장의 메카인 두바이의 금산업 업계가 여행객들의 구미에 최대한 맞추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지난 3주 동안 금 가격이 약 20%까지 올라 두바이 현지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도 금산업 위축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두바이 구시내인 바 두바이의 알 바하 보석상점에서 일하는 오데이 알푸하이드(23)는 "지난 2주동안 약 60%정도 매출이 떨어졌고 매출 감소는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 금시장은 매출의 80%를 관광객들에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관광객들이 없다면 두바이 금 비즈니스 또한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 동안 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두바이 금시장은 해외 매출에 의존하는 경향으로 변했고 두바이 현지 소비자들은 더이상 구매를 늘리기 힘든 상황으로 변화했다.
금은 아랍식 결혼문화에서 전통적인 선물 중에 하나로 꼽히지만 알푸하이드씨에 따르면 자신의 가게에 있는 결혼식 용 큰 금 목걸이가 3년째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진열되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라마단 이후 찾아오는 중동 최대 축제인 '이드 축제' 기간에도 별다른 매출 변화는 없었다고 아라비안 비즈니스는 전했다.
칸즈 보석점의 하삼 힝고라 매니저는 "이드 축제 동안 금 보석 매출이 약 80% 감소했다"며 "이런 경우는 5년 동안에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금값이 오른 것에 대해 보석업자들은 신용경색 뿐만 아니라 금 가격이 석유와 같은 다른 상품에 비해 지나치게 변동성이 낮은 것도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알푸하이드는 "금을 제외한 모든 상품들이 현재 경제위기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금 값은 매주 1-2달러씩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12월 초 이후 금현물 가격은 18% 이상 올라 현재 1 온스당 87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005년과 비교할 때 두 배이상 오른 것이다.
한편 지난 7월 배럴당 145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40달러 선 아래로 하락한 상태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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