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30달러 시대..어디까지 떨어지나

2008-12-19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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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대로까지 떨어져 금융위기와 세계적인 경기 하강 속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또 구리 등 원자재가 추락세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와 원자재가 하락이 심각한 침체로 향하는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9.6%나 떨어진 배럴당 36.22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4년 초 이후 거의 5년만에 30달러대로 떨어졌다.

   불과 5개월 전인 7월11일에 배럴당 147.2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73%, 가격으로는 110달러도 넘게 하락한 것이다.

   또 지난달 20일 배럴당 50달러선이 무너진 이후 한 달도 안돼 40달러선마저 붕괴될 정도로 최근의 유가 하락폭은 가파르기도 하다.

   중동산 두바이유의 가격도 최근 배럴당 40달러 선으로 올라서기는 했지만 지난 6일 이미 배럴당 30달러대로 떨어지기도 했었다.

   최근의 유가 급락세는 올해 상반기만 해도 '석유가 부족하다'는 것을 근거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며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던 때와 비교하면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배럴당 20달러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0달러를 예상했던 것의 10분의 1 수준의 유가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MF글로벌의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마이어는 마켓워치에 "배럴당 38달러 아래로 내려감에 따라 이제 25달러로까지 떨어지는데 아무런 거침이 없을 것"이라고 유가를 전망했다.

   특히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7일 역대 최대인 하루 평균 220만 배럴을 감산키로 하고 미 달러화 가치도 최근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급락세를 지속하는 것은 유가 약세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통상 OPEC의 감산 조치는 공급 부족 우려를 불러오고, 달러 약세는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의 특성상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만회를 위해 유가의 강세를 불러오는 것이 정상인데 지금은 이런 것조차 유가 하락에 전혀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달러화는 이날 오후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전날보다 1.3% 가량 가치가 오른 1.42달러 선에 거래됐지만 전날에는 19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가치가 하락하는 등 최근 급락세를 보여왔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3대 경제권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동반 경기침체에 빠질 정도로 심각한 세계 경제 상황과 이에 따른 석유 수요 감소가 그 어떤 요인도 압도하며 유가를 하락세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세계 최대의 석유 소비국인 미국의 석유 수요는 올해 들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고 2위의 석유 소비국인 세계의 공장 중국마저 성장 둔화로 석유소비가 감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지난 4주간 미국의 석유 소비는 1년전에 비해 4.9% 줄었다.

   캐머런 하노버의 애널리스트인 피터 보이텔은 AP통신에 "지금 당장은 석유 수요가 없다"며 OPEC의 감산 결정이 결국 유가에 영향을 주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고 석유시장의 상황을 전했다.

   여기에 미국의 실업이 계속되고 이에 따른 소비위축도 한동안 지속될 것임을 감안하면 유가가 당분간 완전한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보드의 11월 경기선행지수는 0.4% 하락해 향후 3~6개월간 경기가 더 나빠질 것임을 예고했다. 콘퍼런스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6개월간 2.8% 떨어져 1991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물론 유가가 30달러 선을 지키는 것도 위험하게 되면 OPEC가 다시 회의를 열고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유가와 함께 구리를 비롯한 원자재가도 세계 경기 침체 속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날 구리 가격은 런던시장에서 2% 떨어진 톤당 2천960달러에 거래되며 2005년 1월 이후 거의 4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9개 원자재로 구성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는 올해 들어 37%나 하락했다.

   유가와 원자재가의 하락은 고전을 면치 못하는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로 원자재 수입에 의존하는 선진 경제권에는 원가 부담을 낮춰져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각종 제품의 원가와 운송비 부담 등을 덜어주는 유가 급락은 석유를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들에게는 수천억달러의 경기부양책과 같은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가와 원자재가 하락이 장기화할 경우 물가 하락 속에 경기는 침체하는 디플레이션이 올 우려가 있고, 최근 고유가 속에 오일머니로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중동 등 산유국의 경제가 어려워지는 데 따르는 경제개발 투자 수요 감소 등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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