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연말 특수는 사라졌지만 엔화 가치가 크게 오르면서 국내 명품 업계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액은 7263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56% 줄어든 반면 외국인 매출은 지난해 11월 6656만 달러에서 지난달 1억2669만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 급등으로 일본인들의 입국이 크게 늘면서 이들의 명품 구매가 외국인 매출을 끌어올린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된다.
롯데면세점은 일본인 관광객 증가로 12월 매출 신장률이 전년대비 160%를 넘었다. 특히 일본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인 루이뷔통 매출이 전년대비 20% 늘었다. 그 외에도 고가 시계, 핸드백 등 명품 잡화 브랜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황진경 롯데면세점 매니저는 “12년 만에 찾아온 엔고현상과 연말 휴가 등이 맞물려 일본인 고객이 급증했다”며 “엔화 가치 상승으로 국내 명품 가격이 일본보다 최고 50% 이상 저렴해 평소에 사기 어려운 명품 브랜드나 고가의 의류를 여러 개씩 사가는 고객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백화점 매출 신장률이 저조한 상황에서도 일본 관광객들이 백화점에서 주로 구입하는 명품가방, 화장품 매출은 고성장을 하고 있다.
롯데 백화점의 11월 명품 신장률은 40%를 넘었고 그중 일본 관광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대다. 특히 명품 잡화 47%, 명품 시계 48% 등 40%대의 고성장을 보였다.
한편 해외 명품을 주로 판매하는 교외형 아울렛 매출도 크게 늘었다.
신세계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의 경우 월 평균 매출액이 30% 이상 증가했고 특히 프리미엄 명품 브랜드가 35%의 신장세를 보였다 .
이 아울렛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곳을 방문한 외국인은 지난해에 비해 40% 가량 증가했고 특히 일본인 관광객이 80%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