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 확대..시장안정 기여할까

2008-12-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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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중국.일본과 각각 3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체결한다.

   이는 외환시장에 안전판을 추가로 만든다는데 의미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미 스와프에 이어 한.중, 한.일 스와프 규모가 확대됨으로써 한국이 비상시에 해외에서 끌어쓸 수 있는 금액은 1천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물론,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전액을 달러화로 받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심리 안정에 긍정적인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통화 스와프 규모 확대
이번 한.일 스와프 관련 새 협정에 따라 한국은 필요하면 일본에 원화를 맡기고 엔화로 200억 달러 규모, 달러화로 100억 달러를 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체결돼 있는 한일 스와프 협정에는 엔화로 교환할 수 있는 것이 30억 달러 규모, 위기시에 달러를 공급받는 것이 100억 달러 규모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 달러로 교환받는 액수는 변동이 없으나 엔화는 130억 달러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한중 스와프 규모를 현재의 4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확대하고 통화 구성은 위안화 260억 달러, 달러화 40억 달러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중 스와프 규모는 위안화 40억 달러로, 위기시에 받을 수 있고 필요하면 달러로 교환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한은은 그동안 엔화와 위안화가 아닌 달러화로 교환할 수 있도록 협정 내용을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야 외환시장 안정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과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한국은행의 이런 요구를 들어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통화 스와프는 자국통화 교환을 기본으로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중국은 추후 협상을 통해 위안화 260억 달러도 필요하면 달러로 인출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수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물론, 한국이 위안화와 엔화를 받아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로 교환할 수 있지만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외환시장 안전판 확보
이번 협정은 달러화가 아닌 위안화, 엔화 등 자국통화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곧바로 외환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시장에 안전판을 추가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심리적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환시장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한은에 따르면 경상수지 흑자액은 올해 4분기 94억 달러, 내년 상반기 96억 달러, 하반기 124억 달러 등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는 경상수지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를 지속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은행들은 여전히 해외에서 달러를 조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 은행들이 자금회수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외화 차입금 만기 연장률은 30%에 불과하다. 이는 만기연장 문제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외화자금 신규 조달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최근 3개월 물로 1∼2건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여전히 가뭄에 콩 나는 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중, 한.일 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안정시켜 외화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있다.

   이번 협정으로 한국이 위기시에 사용할 수 있는 외국자금은 한미 스와프의 남은 자금 230억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창구 활용 220억 달러 등을 포함할 경우 최대 1천100억 달러에 이르게 됐다.

  
◇ 전문가들 "한.중.일 윈윈 효과"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한.중.일 통화스와프 협정이 서로에게 `윈윈'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폭등을 방어하는 데 고심하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실탄을 추가 확보할 수 있으며 일본이나 중국은 자국 통화의 지나친 강세에 따른 수출 둔화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국제결제통화가 아닌 위안화를 우리나라에 빌려줌으로써 자국 통화의 위상을 한층 높이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또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국가가 확대되면서 환율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하면서 원화 약세가 진정되고 있는 현상에 힘을 보탤 것이라는 분석이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최근 미 달러화 자체의 약세 요인이 부각되면서 환율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며 "한.중.일 통화스와프 확대는 이 재료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중.일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이후 정부가 금융시장과 경제 안정 노력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직후 정부가 방심한 사이 환율 폭등과 주가 급락이 초래된 것과 같은 현상이 재발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씨티그룹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이미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미치는 효과가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때보다는 약할 것"이라며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다고 해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유 낙하하고 있는 실물경제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등한시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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