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미국 학계와 재계에서 미국의 침체가 대공황에 버금가는 심각한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사진은 구직 광고판을 직접 메고 뉴욕거리를 걷고 있는 한 실직자의 모습. |
미국 학계와 재계에서 미국의 침체가 대공황에 버금가는 '매우 심각한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이 같은 진단은 미국의 신규 실업자수가 12월 첫째주 57만3천명으로 한주 전에 비해 5만8천명 늘어나면서 지난 1982년 11월 이후 26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11일 발표된 것과 때를 같이한다. 이 규모는 앞서 예상된 52만5천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응답자들은 또 마이너스 성장이 내년 6월께나 끝날 것으로 다수가 예측했다.
미국의 경기 사이클을 분석하는 권위있는 민간 기관인 전미경제조사국(NBER)이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의 경기 침체가 시작됐다고 앞서 공식 진단한 것을 감안할 때 실물경제학자들의 이런 관측이 맞는다면 경기 침체는 18개월간 이어지는 것으로 이는 대공황 이후 가장 긴 것이다.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했던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침체는 지난 1973-1975년과 1981-1982년의 두차례로 각각 16개월간 지속됐다.
스위스 은행 UBS와 미국 듀크대 비즈니스 스쿨이 공동 조사해 유럽 경제전문지 CFO 매거진에 발표된 기업 재무책임자(CFO)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는 미국이 내년 4.4분기 이전에 회복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40%는 2010년이 돼야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더 어둡게 내다봤다. 조사는 미 기업 CFO 67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말과 이달초 사이 이뤄졌다.
학계에서도 심각한 진단이 잇따라 나왔다.
하버드대의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11일 블룸버그-TV 회견에서 "미국이 이제 막 침체에 들어섰다"면서 "이것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전세계적인 현상"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설사 대공황 때처럼 파국적이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2차대전 후 가장 심각한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고프는 특히 고용시장 악화를 우려하면서 미국의 실업률이 10% 수준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달 기록적인 6.7%에 달했다.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의 앤더슨 포캐스트 리포트도 11일 "고약한 침체가 내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면서 실업 증가와 주택 및 주식값 폭락으로 인한 소비 급감과 금융 및 실물경제 위축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여전히 어둡다고 진단했다.
김나현 기자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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