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ㆍ씨티 적자전환 가능성 탓 적정가 하향
"반도체 대장주 적자설은 바닥 신호" 의견도
국내외 증권사가 삼성전자에 대해 영업적자 가능성을 이유로 적정주가를 낮추고 있으나 적자설을 오히려 바닥 신호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주목된다.
11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500원(0.31%) 오른 48만2500원을 기록하며 보합권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8~10일 사흘에 걸쳐 10% 넘게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펼쳤지만 영업적자설 여파로 상승 탄력이 크게 떨어졌다.
◆적자설 탓 적정가 줄하향=삼성전자에 대한 영업적자설은 적정가 하향조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 4분기 분기실적이 집계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정가를 기존 63만원에서 61만원으로 내렸다.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4분기 매출액이 20조9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가 세분기 연속으로 경신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이는 높은 환율에 의한 것으로 달러기준 매출액은 이미 지난해 4분기를 피크로 계속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4분기 평균 환율이 3분기 대비 약 30% 가량 상승해 외형증가가 나타났지만 이같은 유리한 조건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익개선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며 "남은 기간 동안 극적인 업황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4분기는 230억원 가량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도 삼성전자가 올 4분기와 내년 1분기 연속으로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적정가를 기존 70만원에서 66만4000원으로 낮췄다. 반도체와 LCD 부문이 가파른 가격 하락으로 손실이 예상되고 휴대폰도 이머징마켓 출하 둔화로 판매감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이유다.
씨티그룹은 4분기 삼성전자 영업손실 규모를 1480억원으로 추산했다. 부문별로는 반도체와 LCD에서 각각 3070억원과 850억원 적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디지털미디어와 가전에서도 각각 2390억원과 230억원 손실을 내는 반면 휴대폰에서 5060억원 이익을 내 적자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적자설은 오히려 바닥 신호=반도체업종 대장주인 삼성전자를 둘러싼 영업적자설은 오히려 바닥 징후로 볼 수 있으며 향후 점진적인 주가상승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대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영업적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이는 주가 바닥 신호이며 내년 1분기부터 점진적인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장열 연구원은 "2000년 이후 8년 만에 삼성전자 분기 영업적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2위권인 도시바와 하이닉스가 감산ㆍ감원에 나선 가운데 선두인 삼성전자도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사이클 상 중요한 바닥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영업적자를 예상한 증권사와 달리 삼성전자가 4분기 2960억원과 내년 1분기 61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이는 현대증권이 당초 추정했던 5630억원과 3220억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현대증권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따른 IT 수요 붕괴 두려움이 남아 있는 만큼 업황 개선시 경쟁력 격차를 확실히 거둘 1등 업체에 집중하는 것만이 현재 시점에서 유효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수요붕괴 우려로 매수 시점을 늦추는 투자자가 많겠지만 두려움이 최고일 때 기회라고 접근하는 투자자도 있다"며 "삼성전자 주가는 점진적인 상승세를 타면서 내년 설 전후 46만~54만원과 2분기 50만~68만원대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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