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내년 만기도래 채권 34조원

2008-12-11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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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환 발행 통한 돌려막기 심화 우려


은행들이 내년에 상환해야 할 채권 규모가 3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유동성 부족 현상은 올해보다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채권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채권금리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은행권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내년도 만기도래 채권 규모는 약 33조9339억원(10월 말 기준)에 이른다.

4대 은행이 발행한 회사채 총액(118조3283억원)의 30% 가량에 대한 상환 시기가 내년에 몰려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채권을 차환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만기도래 채권을 상환하는 이른바 채권 돌려막기 현상이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10월과 11월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각각 2580억원과 1조2966억원에 달했던 신한은행은 9월 6600억원, 10월 1조16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차환 발행했다. 이 때 조달한 자금은 대부분 만기도래 채권을 상환하는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채권시장 경색이 올해보다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차환 발행을 통한 만기 상환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년 만기도래 채권 규모가 큰데다 시장에서 이미 많은 양의 은행채를 흡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은행들이 채권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금리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이자비용 지출이 늘어날 수 밖에 없어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은행들이 채권 차환 발행을 통해 만기도래 채권을 롤오버(상환 만기가 도래한 채무를 연장하는 것)하고 있지만 최근 조달 비용이 높아져 은행들의 재무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도 금융시장의 신뢰 회복 속도가 더뎌 신용스프레드는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은행들이 발행한 후순위채권 대부분을 정부가 매입하고 있을 만큼 채권시장이 경색돼 있다"며 "자본 수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의 채권 매입을 유도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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