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지시한 가운데, 공기업 및 정부산하기관의 대수술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210개 공공기관, 향후 5년내 10% 이상 감원 = 정부는 우선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포함되지 않는 210개 공공기관의 조직과 인력을 향후 3∼5년 내 10% 이상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구조조정 시행안’을 올연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일 “조직을 판다던지, 통폐합하거나 대규모 기능조정을 하는 108개기관(공기업 선진화 대상)을 제외한 210개 공공기관은 골격은 그대로 유지한 채, 불필요한 조직.기능.임금.인력을 줄여 경영효율화를 높이는 방안이 적용된다”며 “향후 5년내 10% 이상 조직.기능 축소, 임금 삭감과 인력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인력감축과 관련, “대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3년단위, 5년단위로 나눠 인력감축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예정”이라며 “자연퇴직과 희망퇴직을 골고루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규모가 작은 A공사는 3년내 10%를 감축하고, 규모가 큰 B공사는 5년내 15%를 감축하는 식으로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대규모 감축 대상기관으로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수자원공사, 증권예탁결제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무총리실 소속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등 국책연구기관 통폐합도 신속히 추진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자꾸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통·폐합을 연상하는데 지금 그런 경우는 토공과 주공, 기보와 신보 등 그렇게 많지 않다”며 “통·폐합보다는 경영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108개 공기기관, 내년까지 구조조정 끝 = 정부는 이와 함께 지난 10월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포함된 108개 공공기관에 대해선 내년까지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 34개 기관을 15개로 통폐합할 것이고 정리금융공사, 노동교육원, 코레일애드컴 등 5개 기관을 폐지하는 등의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할 것”이라며 “관광공사, 중소기업진흥공단 등에 대한 기능조정도 내년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만, 논란이 일고 있는 주공과 토공, 신보와 기보 통합 문제 및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와 관련한 민영미디어렙 도입 등은 다소 지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각 부처 산하 R&D관리기관과 정보통신진흥기관의 축소 및 환경자원공사와 환경관리공단, 환경기술진흥원과 친환경상품진흥원, 한국산재의료원과 근로복지공단 등의 통합을 향후 2∼3개월 내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 송정훈 기자 songhdd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