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歐 공식 침체...글로벌 경제 어디로 가나?(종합)

2008-12-0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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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세계 경제를 이끄는 3대 경제권이 공식적인 침체기에 들어섰다. 일본과 유로존이 사실상 경제침체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 경제가 지난해말부터 침체에 빠진 것으로 공식 발표된 것이다.

신용위기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실물경제의 회복이 내년에도 언제 이뤄질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NBER "美 경기침체 1년 지났다"=전미경제조사국(NBER)은 미국 경제가 지난해 12월부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1일(현지시간) 공식 선언했다.

NBER은 미국 경기침체 여부를 판단하는 민간기구로 지난 28일 경기순환위원회를 통해 앞서 73개월 동안 지속된 경기확장 국면이 지난해 12월 종료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성명을 통해 NBER은 올해 경제활동을 감안할 때 실질적인 침체의 기준에 해당한다면서 모든 상황이 경기침체를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사진: 미국 경제의 침체가 이미 1년 이상 지속된 것으로 평가됐다. 경기침체 우려로 1일(현지시간) 미증시가 폭락하자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NBER은 지난 3분기까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증가세를 유지해 경기가 침체에 진입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난 12월 정점을 친 후 매월 감소하고 있는 신규일자리창출건수 등 주요 지표를 감안할 때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다고 NBER은 밝혔다.

이로써 미국의 경기확장은 지난 2001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73개월 동안 지속된 이후 침체기로 전환한 셈이 됐다.

특히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된 경기침체가 1년 이상 지속되면서 미국 경제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3번째로 긴 불황을 맞게 됐다.

문제는 이같은 불황이 최소 향후 수개월 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NBER 회원인 제프리 프랭켈 하버드대 교수는 "수개월 안에 경기침체가 끝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면서 "내년 중순 침체가 끝난다면 행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용시장 불안이 관건...제조업경기 26년래 최악=미국에서는 지난 11월 한달에만 32만5000건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의 신규일자리는 10월까지 10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한 바 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고용시장으로부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일자리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대형 악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2분기 연속 GDP가 감소할 경우 경기가 침체에 빠진 것으로 평가하며 NBER은 경제활동 위축이 전반으로 확산되는지 여부와 지속 기간 등을 감안해 침체 여부를 분석한다.

이날 NBER의 경기침체 선언을 반영하듯 미국의 제조업경기는 26년래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11월 제조업지수가 전월의 38.9%에서 36.2%로 하락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 36.5%를 하회한 것으로 1982년 이후 최저치다.

ISM 제조업지수는 미국내 20개 업종의 300개 기업 구매 담당자를 대상으로 향후 경기개선 여부를 조사해 매달 발표하며 50을 기준으로, 50을 넘으면 제조업 경기가 확장하고 50 밑으로 빠지면 위축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美·日·歐 공식 침체 진입=이미 유로존과 일본의 경제성장이 2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경기침체에 진입한 가운데 미국까지 침체 진입 1년이 선언되면서 세계 3대 경제권이 모두 침체에 진입한 셈이 됐다. 

   
 
사진: 유럽과 일본, 미국이 모두 경제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주 정책회의를 앞둔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하가 확실시되고 있다.

유럽연합(EU) 유로스타트는 지난달 14일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분기에 비해 0.2% 위축됐다고 밝혔다.

이는 2분기의 -0.2%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유로존 경제가 침체에 진입한 것은 지난 99년 유로화가 출범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다. 지난달 공개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1%를 기록하는데 그치면서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일본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것을 2001년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선진국의 위기에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신흥시장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상반기 10.4%에서 지난 분기에는 9.0%로 낮아졌다. 중국과 함께 친디아를 구성하는 인도 역시 지난 분기 성장률은 7.6%로 4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를 반영하듯 국제기구들의 경제 성장 전망치 역시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세계 경제가 내년 상반기까지 침체를 이어갈 것이라며 25년만에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OECD는 내년 30개 회원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0.4%로 내다봤다. 미국은 -0.9%, 유로존이 -0.6%, 일본이 -0.1%의 성장에 머물 것이라고 OECD는 전망했다.


유엔(UN)은 이날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공개된 '세계 경제 상황과 전망 2009'를 통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전망이 맞을 경우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은 올해 2.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버냉키·폴슨 "경기부양에 총력"=한편 경제가 회복하기는커녕 위기가 확산되면서 정책당국자들 역시 비상이 걸렸다. 

   
 
사진: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이 1일 포춘 500 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텍사스 오스틴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신용위기가 지난 뒤에도 경제가 한동안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또 비전통적인 방식으로 공개시장에서 상당한 물량의 장기물 국채나 금융기관이 보유한 증권을 사들이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가는 오는 15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올해 마지막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을 확실시하고 있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도 포춘 500 포럼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금융위기가 앞으로 지속될 것이라면서 은행들이 자금경색을 위해 대출 확대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주 정례 정책회의를 앞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와 영란은행(BOE) 역시 각각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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