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계수조정 파행, 여야 기싸움 팽팽

2008-12-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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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여야의 기싸움이 상당하다.

예산안과 관련 민주당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2%에 맞춘 재수정예산안 제출을 요구하며 보이콧 강행이라는 강서브 날렸다. 이에 한나라당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예산의 선 집행이 급선무라며 예산안 처리 시한을 12월 9일로 못 박는 스매싱을 날리며 힘겨루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1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이 예산안 심사에 참석하지 않으면 여당 의원들끼리라도 예산안을 법대로 심사해 처리할 수밖에 없다”며 “야당의 어깃장에 마냥 관용을 베풀 수가 없다”고 강행 의사를 밝혔다.

반면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정부예산안은 부자만을 위한 예산”이라며 “정부와 한나라당이 지금과 같은 예산을 고집한다면 민주당이 협력할 수 없다”고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결국 같은날 국회 예산결산특위 계수조정소위는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확정하기 위해 본격적 활동에 착수했으나 민주당의 보이콧으로 파행했다.

아울러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민주당과 같은 편에 서서 한 목소리로 여당의 주장은   ‘밀어붙이기식 강행’이라고 비난을 쏟아내며 합류해 기싸움을 더욱더 팽팽하게 했다.

자유선진당 예결특위 간사인 류근찬 의원은 “민주당의 주장이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부 일리가 있다고 판단, 자유선진당도 제 1야당인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는 계수조정에 참여하기 어렵다”며 불참을 선언했다.

류 의장은 “여야는 국민들에게 머리를 맞대고 예산안을 만들고 있다는 믿음을 보여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은 야당이 거부하는 것을 빌미로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이 아닌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 것”이라고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한나라당은 경제위기 속 조기 예산 집행이 필요한 만큼 야당이 동의할 수 있도록 처리해야 한다”고 꼬집으며 “정부는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민생예산을 우선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금주 중 민주당, 민주노동당, 자유선진당 등을 찾아 예산안 처리 필요성을 역설하고 협조를 구할 예정으로 알려져 이번 주가 정기국회 예산 결산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삭감할 것은 삭감하고 증가할 것은 정부의 동의를 받아 증가시킬 수 있는 것이 국회의 권한인 만큼 법정 시한인 내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이번 정기 국회 마감일인 9일까지는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며 “하루가 아니라 한시가 급한 상황인 만큼 민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사상 최대 경제 위기 속에서 국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당하고 있어 예산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여야를 막론하고 형성돼 있다”며 “국민들에게 명분을 얻기 위해서라도 여당은 타협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한나  기자 hann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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