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에 안방 내줘... 후속모델 출시도 ‘고민’
국내 대형승용 시장에서 현대 에쿠스가 쌍용 체어맨에 고전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에쿠스는 쌍용 체어맨 W가 출시된 이후 줄곧 대형차 1위를 빼앗겼다.
불황에 소형차도 안 팔리는데 대형차는 더욱 안 팔릴 것이라는 관측과는 달리 지난 10월까지 국내 차종별 생산판매 현황을 집계한 결과 대형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많이 생산됐고 판매는 0.7% 증가했다.
지난 3월 출시한 쌍용 체어맨W는 1억원대에 달하는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차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다.
체어맨 W는 5월 985대, 6월 745대, 7월 566대, 8월 467대, 9월 685대, 10월 479대 등으로 에쿠스 전차종을 합한 기록보다도 더 많은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차가 대형시장에서 쌍용차에 크게 뒤지고 있다는 것. 이로 인한 현대차 구겨진 체면도 당분간 회생불능 상태다.
특히 5000cc급의 대형차의 부재로 쌍용차와 수입차업계에 대응할 만한 플래그십 차종이 없어 시장만회의 기회를 놓치고 있다. 대형차종 신차는 내년 2월 출시예정인 VI(프로젝트명)이 가장 최근에 출시될 차종인데 경기침체로 예정대로 출시될지 미지수다.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차종이 아직까지 구체적 생산일정 조차 잡지 못했다. 경기침체로 국내 생산공장 가동중단에 돌입한 현대차는 VI의 출시시기를 다소 늦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차의 심각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에쿠스의 단종이 예고돼 있고 판매도 감소세에 있는데다 시장 전체가 올해보다 내년이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현대차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현대차는 당초 일정대로 내년 2월에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생산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출시가 늦어지게 되면 3000cc급 제너시스로 대형차시장에서 힘겹게 버텨내야 한다.
또한 쌍용차W의 판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경쟁모델인 VI의 출시가 늦어질 경우 자칫 시장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쌍용차와 수입차업계에 맞설 플래그십 차종이 없어 시장에서 만회의 기회를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예정대로 출시해야 한다’는 현대차 내부 목소리도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대형차 시장에서 손을 놓고 있는 양상”이라며 “내년 2월 출시예정인 에쿠스 후속모델 VI에 큰 기대를 걸고 있지만 경기침체로 시장도 얼어붙어 내부 고민이 만만치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