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 되면서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넘어서는 가격 역전 현상이 대두되고 있다.
27일 정유업계와 주유소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은 이달 초부터 경유가격을 휘발유가격보다 높게 책정한 후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 시장에서는 경유값이 휘발유값보다 비싸지만 국내에서는 휘발유의 세금이 경유보다 더 비싸다. 이 때문에 휘발유가격이 경유보다 높은 것이 보편적이다.
하지만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난방 등에 사용하는 경유의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경유값이 급격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GS칼텍스의 경우 26일부터 경유값을 ℓ당 1352원에, 휘발유값은 ℓ당 1267원으로 주유소에 공급하고 있다.
이달 GS칼텍스의 경유와 휘발유 공급값 격차는 12일 ℓ당 14원, 19일 40원, 26일 85원으로 점점 크게 벌어지고 있다.
정유사들의 경유 공급 도매가격이 높아지면서 소비자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유소에서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경유값도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석유공사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50개 주유소 가운데 14개 주유소의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높은 가격으로 책정돼있다.
이처럼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전국 주유소 평균 소비자가격에도 조만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GS칼텍스 관계자에 의하면 “정부의 에너지세제 개편 당시 휘발유 값이 100원이라면 경유값을 85원에 맞추기로 했지만 현재 경유값의 가격역전 현상은 정부가 나서서 조정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miracl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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