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200억달러 구제금융 결정...대마불사 먹힐까?

2008-11-24 14:31
  • 글자크기 설정

미국의 간판 금융기업 씨티그룹에 대한 구제금융이 결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부가 씨티그룹에 200억달러(약 30조원)를 직접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재무부는 이와 함께 3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에 대한 보증에 나서기로 했다고 WSJ는 전했다.

이로써 미 재무부는 지난 달 씨티그룹에 250억달러를 지원키로 결정한 데 이어 200억달러를 추가 투입해 씨티그룹 회생에 공적자금 450억달러가 들어가는 셈이 됐다.

월가 금융기관의 모럴헤저드를 의식한 듯 구제금융에 대한 대가는 다소 높게 책정됐다. 200억달러에 대한 이자는 향후 2~3년 동안 8%대로 정해졌다. 이는 부실자산구제계획(TARP)에 비해 높은 것이다. 

   
 
사진: 위기에 빠진 씨티그룹에 대해 미국 정부가 200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결정했다.

미 재무부는 이와 함께 모기지 관련 자산을 비롯해 씨티그룹의 부실 자산에 대해 3000억달러까지 지급 보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부실자산에서 손실이 발생하면 최대 400억달러를 부담하게 된다. 손실이 400억달러를 넘어설 경우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각각 50억달러에 100억달러를 부담하고 이를 넘어서는 손실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맡는다고 WSJ는 전했다.

월가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경영진 교체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크람 팬디트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은 자리를 이어갈 전망이다.

지난주 주가가 60% 이상 폭락하는 등 사상 최악의 위기에 빠진 시티그룹은 독성자산이 1000억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손실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씨티그룹은 지난 주말까지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정책 당국과 지난 주말까지 잇따라 접촉해 전문가들은 조만간 구제금융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챔비에르 인베스트먼트의 브라이언 배리쉬 매니저는 "금융기관 중 씨티그룹은 망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씨티그룹을 망하게 하는 것보다는 살리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1년간 씨티그룹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월가는 특히 씨티그룹의 주가가 폭락세를 지속할 경우 고객들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이는 다시 씨티그룹의 펀더멘털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크레딧사이트의 데이빗 헨들러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씨티그룹의 주가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고객들의 불안은 커질 것"이라면서 "씨티그룹 직원들 역시 위협을 느낄 것이며 자산 기준 미국 2위 은행인 씨티그룹의 위기는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씨티그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배드뱅크 설립이 유력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미 시사주간 타임은 최신판을 통해 씨티그룹의 운명에 대해 4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경영진 교체와 파산보호 신청, 매각, 정부 구제 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을 인수할 금융기관으로는 골드만삭스, US뱅코프 등이 유력시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