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20일 브라질 선사로부터 심해용 원유시추선박인 드릴쉽 2척을 14억4000만달러(약2조원)에 수주, 연간 수주 목표인 150억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조선업 불황속에 거둔 쾌거. 이로써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단일 조선소로 선박 수주 1위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 해양부문, 상선부문 추월
이번에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드릴쉽은 심해지역에서 해저 11㎞까지 시추가 가능한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오는 2012년 3월 인도돼 브라질 해역 원유시추작업에 투입될 계획이다.
무엇보다 조선업계가 침체국면에 접어든 상황이어서 삼성중공업의 이번 수주소식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실제 전 세계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 수주량은 329만CGT(보정톤수)에 그치며 세계 시장 선박 수주 점유율 32%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 2분기 수주량(712만CGT)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금융 경색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선박발주가 침체된 상황에서 드릴쉽, FPSO 등 고부가가치선 수주 비중을 80%로 높이고 40개월치(50조원 추정)의 안정적인 조업물량을 확보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럽 및 미국 선사와의 드릴십 수주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있고 LNG-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장치)와 초대형 FPSO 프로젝트에 대한 실무협상도 진행 중이어서 연말까지 165억달러 이상을 수주, 지난해에 이어 단일 조선소로 선박 수주 1위가 확실시 된다”고 덧붙였다.
관련해 삼성중공업은 2000년대 들어 발주된 44척의 드릴쉽 중 29척을 수주하면서 66%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기록 중이고 특히 드릴쉽 11척, LNG-FPSO 4척 등 해양에너지 개발관련 분야에서만 102억달러를 올해 수주, 창사 이래 최초로 해양부문이 상선부문 수주액을 넘어섰다.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은 “최근 중국조선소들이 납기지연이나 건조중단 등의 문제를 자주 발생시킴에 따라 한국 대형 조선업체들에게 발주가 집중될 것”이라면서 “이럴 때일수록 신제품개발과 신시장개척등을 통해 세계 1위 조선국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