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링컨. 친근하고 어울리는 이름이다. 흑인 노예 해방이라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인도적인 업적을 이룬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과, 그가 해방시킨 흑인의 자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인연을 그냥 우연이라고 하기에는 웬지 아쉽다.
오바마 당선인이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내년이 공교롭게도 링컨 전 대통령 탄생 200주년을 맞는 해라는 것을 생각하면 두 전·차기 대통령의 인연은 2세기를 넘나드는 끈끈한 것일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오바마 당선인측은 취임식 주제를 '자유의 새로운 탄생(A New Birth of Freedom)'으로 정했다.
'자유의 새로운 탄생'이란 1863년 11월 남북전쟁 당시 링컨 전 대통령이 펜실베니아주 게티즈버그에서 열린 전몰장병 추모행사에서 했던 말이다.
두 사람 사이의 인연은 정치적 본거지에도 확인할 수 있다. 링컨과 오바마 모두 일리노이주에서 정치 기반을 닦았다.
성향도 비슷하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 생활을 보낸데다 진취적이고 개혁·개방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링컨과 오바마는 서로 많이 닮았다.
두 사람 모두 변호사를 거쳐 일리노이주에서 의원직을 역임하고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그래서일까. 오바마는 입버릇처럼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은 링컨 전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링컨이 '해방'시켜준 흑인의 자손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한다는 사실에 전세계인의 가슴이 뜨거워지는 것은 단순한 감성때문만은 아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8년 동안 오만한 미국과 신용위기의 근원지로 몰락한 미국을 오바마 당선인이 재탄생시켜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가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인 링컨과 같은 훌륭한 정치를 할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