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조업을 이끌었던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생존을 위해 의회에 도움의 손길을 간청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등 빅3의 CEO들은 18일(현지시간) 상원 금융위원회에 출석해 현재 미국 자동차업계가 신용위기에 따라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면서 자동차산업이 붕괴할 경우 미국 경제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GM의 릭 왜고너 회장은 "미국 자동차업계가 도산하면 1년 안에 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면서 "미국의 개인소득이 3년 동안 1500억달러가 감소하고 정부의 세수는 1560억달러가 줄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의 앨런 멀랠리 CEO는 "자동차기업들이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현재 상황은 금융위기의 영향이 크다"면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융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리처드 왜고너 GM 회장(오른쪽부터), 로버트 나델리 크라이슬러 CEO, 앨런 멀럴리 포드 CEO가 18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
크라이슬러의 로버트 나델리 CEO 역시 "자동차업계가 파산할 경우 국가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빅3 최고경영자들은 자동차 연비개선을 위한 지원금 250억달러와 함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250억달러의 운영자금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의원들은 빅3 경영자들의 도움 요청에 대해 일부 동의하면서도 결국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은 자동차업체 스스로가 져야 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금융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의 크리스토퍼 도드 의원은 "자동차업계가 스스로 입은 상처에 대해 해결책을 찾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 자동차업계가 낮은 연비와 고객의 요구를 무시한 경영으로 비난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산 위기에까지 몰린 이유로 금융위기를 들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엔지 의원은 "비효율적인 생산 시스템과 부적절한 노사 정책으로 미국 자동차업계가 위기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미 상원은 이르면 20일 자동차업계에 모두 500억달러를 지원하는 방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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