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표류중’

2008-11-1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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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한화 입장차 좁히지 못해

대우조선해양 매각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매각원점설’까지 새나오고 있다.

대우조선 매각주체인 한국산업은행과 우선협상대상자인 한화는 13일 오후까지 사흘째 대우조선매각을 위한 MOU체결 협상을 진행했으나 본계약 체결시점과 대금납부 일정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의견접근을 보지 못했다.

본계약 체결과 관련해 산은 측은 12월 중 특정 시점에 계약을 완료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한화는 대우조선 노조의 정밀실사 거부를 비롯 실사 과정에서 잠재부실이 포착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시점을 유동적으로 남겨두자는 입장이다.

또 대금남부절차의 경우 산은 측은 MOU체결 이후 1~2개월 이내 완료하자는 입장인데 비해 한화는 입찰제안서에 적시된 ‘완납은 본계약 후 3개월 이내에 한다’는 내용을 그대로 따른다는 방침이다.

산은 관계자는 “한화 측과 의견조율을 하고 있으나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면서도 “대금완납 일정이 지연되면 될수록 산은은 이자 소득면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고 밝혔다. 연내 매각작업 완료의지를 시사한 대목.

한화 관계자는 “이렇게 경기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금융권이 기업의 편의를 봐줘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1~2개월 안에 매각절차를 완료하자는 산은의 요구는 무리”라고 잘라 말했다.

자금유동성이 경색돼 있어 대금마련이 여의치 않다는 우회적 표현으로 읽힌다.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주된 이유는 MOU가 갖는 법적구속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로, 한화가 MOU서류에 대금완납 일정을 명시한 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입찰가격의 5%정도에 해당하는 이행보증금을 산은에 그대로 떼이게 된다.  

시장에서 파악하고 있는 한화의 입찰가격은 6조5000억원대. 다시 말해 한화 입장에서는 자칫 3000여억원을 공중에 날릴 개연성도 있기 때문에 충분한 인수자금을 확보코자 시간을 길게 가져가려는 것이다.

물론 산은 입장에서는 최대한 빨리 대우조선을 매각작업을 완료해야 이자수익과 같은 부수익을 챙길 수 있어 양측이 정면으로 맞서있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MOU내용 이행 여부에 따라 대우조선 매각작업 자체가 무효화 될 수도 있어 양측의 신경은 곤두설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한 쪽도 흔쾌히 상대방의 주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금유동성이 그만큼 경색돼 있는 탓”이라면서 “산은과 한화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경우 매각작업이 잠정 중단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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