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제 휘발유 가격이 급락하면서 원유 가격을 밑도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9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는 배럴당 52.76달러로 마감해 두바이유(배럴당 53.81달러)보다 1.05달러 낮았다.
휘발유는 지난 5일 배럴당 59.36달러로 두바이유(59.26달러)보다 0.10달러 낮아졌으며 6일에도 56.21달러로 두바이유(55.66달러)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원유보다 휘발유의 가격이 싼 현상은 국제 유가가 급락할 당시인 8월 1~6일 이후 3개월 만에 다시 나타났다.
8월1일 휘발유는 배럴당 120.25달러로 두바이유(120.40달러)보다 0.15달러 낮았다. 당시 휘발유의 역전은 2001년 8월 2일 이후 7년 만에 처음이었다.
휘발유는 원유를 정제한 제품으로 제조비용을 고려하면 제품이 원료보다 가격이 높아야 하지만 경기침체에 따라 비정상적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당시에도 아시아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로 휘발유 수요가 감소하자 정유사들이 국제시장에 휘발유를 덤핑 가격으로 쏟아내면서 역전현상이 나타났다.
최근에도 정유사들은 국제 가격이 더 하락하기 전에 석유제품 수출을 늘리고 있지만 경기 침체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 휘발유와 원유의 가격이 역전된 것으로 정유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휘발유 국제가격은 3년 반 전 가격으로 내렸지만 국제 가격에 연동해 결정되는 국내 휘발유 값은 1년 전 수준으로 복귀하는데 그쳤다.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8일 휘발유 전국 평균값은 ℓ당 1천567.30원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2일 ℓ당 1천599.94원을 기록해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처음으로 1천600원 아래로 내려섰으며 6일 동안 ℓ당 32.64원 내렸다.
2005년 5월 25일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1천388원으로 현재 가격이 1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