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40여년이나 공화당의 '아성'을 자처했던 버지니아주(州)가 이번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함에 따라 민주당의 주요 대선 승리처가 될 가능성이 굳어지고 있다.
버지니아주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와 더불어 이번 대선의 주요 격전지로 꼽혀왔으며, 미 대선에서 버지니아주가 민주당에 표를 준 것은 지난 1964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이런 버지니아주가 이번에는 민주당 쪽으로 확실히 돌아섰다.
지난주 4개 이상의 여론조사 결과,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후보가 공화당의 존 매케인보다 최대 9%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에서 오바마 선거운동원으로 뛰는 리처드 맥클레비는 이번 대선이 "진자의 추가 민주당 쪽으로 이동할 딱 알맞은 시기"라며 "버지니아주가 오바마의 승리를 위한 무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모니터단체인 '퍼블릭 폴리시 폴링'(Public Policy Polling)도 올해 직접 조사한 여론 조사 7차례에서 모두 오바마가 우위를 보였다고 밝혔다.
오바마가 13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버니지아주에서 승리하면 매케인은 당선에 필요한 최소 선거인단수인 270명 확보가 불가능해진다.
퍼블릭 폴리시 폴링의 대표 딘 데브넘은 "버지니아주는 오바마에게 '방화벽'이 됐다"며 "그가 버지니아에서 승리하고도 대통령이 되지 못하게 되는 시나리오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 오바마의 승리를 기정사실화했다.
오바마는 3일(현지시각) 버지니아주 매나사스에서 가진 선거전 막판 유세에서 "버지니아주, 당신의 선택이 내일의 세계를 바꿀 수 있다"며 오랜 기간 공화당 텃밭이었던 버지니아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역설했다.
오바마의 지지율은 현실 정치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는 대학생 등 젊은 층에서 큰 상승세를 보여왔다.
버지니아주선관위에 따르면 등록유권자 500만명 가운데 청년 유권자는 50만명에 이르며, 올해 주선관위에 등록한 새 유권자들 중 40%가 25세 미만의 '청년 유권자'들이었다.
전국적으로 18세에서 29세까지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오바마와 매케인의 지지율은 2대 1가량으로 오바마가 압도적인 우위를 점해왔다.
버지니아공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는 샬럿 프라이어(22)는 자신이 부재자 투표로 오바마에게 한 표를 행사했다고 밝히고 "분명히 젊은 유권자들이 다른 선거에서보다 이번 대선에서 훨씬 더 잘 결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