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태풍의 눈' 처럼 고요했다.
이날 제조업 경기지표가 26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미국 자동차 산업이 2차 대전 이래 최악의 판매율 하락을 기록하는 등 악재성 지표의 돌출에도 불구하고, 리보 금리가 금융위기 발발 이후 최저로 떨어지면서 자금 경색이 현저하게 완화됐다는 소식에 다우 지수는 소폭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
이날 하루 다우지수의 변동폭은 불과 130 포인트 안팎에 불과해 대선을 앞두고 투자자들의 조심스런 관망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줬다.
잠정집계결과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 종가 보다 3.75포인트(0.04%) 하락한 9,321.26에 마감됐다.
S&P 500 지수는 2.45포인트(0.25%) 내린 966.30을 기록했다. 그러나 나스닥은 5.38 포인트(0.31%) 오른 1,726.33을 기록,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존슨 일링톤 어드바이저스의 휴 존슨 회장은 "11월은 10월 보다는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전세계의 패닉 현상과 부정적 전망으로 인해 수많은 바닥을 경험했고, 그 결과 주가는 그 어느 때보다 평가절하돼 있다"고 말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이날 10월 제조업 업황지수가 38.9를 기록, 1982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제조업 업황지수가 50을 웃돌면 경기가 확장국면에 있음을 시사하며, 반대로 50을 밑돌면 경기가 수축국면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 수치가 40선 아래로 떨어지면 경기상황이 이례적으로 악화됐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됐다.
여기에 미국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GM이 10월 판매가 45% 급감해 2차 대전 이후 최악을 기록했고, 포드는 30%, 크라이슬러는 35%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요타와 혼다 자동차 등 일본차는 미국차 보다는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각각 20% 이상씩 판매가 줄었다.
이와함께 미국내 2위 가전 유통업체인 `서킷시티'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미국내 소매장 20% 가량의 문을 닫고 직원 수천명을 해고하기로 결정했으며, 백화점 체인 `머빈스'가 파산보호 신청이후 점포 정리작업에 착수하는 등 최대 성수기인 연말 연시를 앞둔 유통업체의 매장 폐쇄, 감원 조치는 소비시장의 위축을 극명하게 드러내 주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 자금시장의 기준 금리 역할을 하는 리보(런던 은행간 금리)가 각국의 잇따른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으로 리먼브러더스 몰락 사태 이후 최저로 떨어지는 등 신용경색이 완화되는 신호는 계속돼고 있다.
3일 영국은행연합회(BBA)에 따르면 3개월짜리 달러 리보는 지난주보다 0.17%포인트 떨어진 2.86%를 기록, 16일 연속 하락하며 3% 밑으로 떨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리보의 하락은 각국 정부가 금융기관의 신뢰의 상실을 막기 위해 최대 3조달러에 달하는 긴급 자금지원에 나선 것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