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정책 방향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의 전개 과정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북미간 긴장이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남북경협주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자유무역 옹호론자인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이 수혜 대상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그린에너지산업 육성과 건강보험 개혁은 두 후보가 모두 공언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관련 누가 당선되더라도 관련 산업의 성장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 통상·대북정책 대립…관련주 희비 엇갈릴 듯 = 통상 정책에서는 매케인, 대북 정책의 경우 오바마 당선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매케인은 자유무역을 지지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는 강성 보호무역주의자다. 메케인이 당선될 경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용이해질 뿐 아니라 국내 수출기업의 수익성 개선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바마 후보는 무역 장벽을 낮춘 결과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 일자리가 줄어들고 노동자의 권익도 실추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자동차와 IT, 섬유 등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오바마 후보는 자동차 부문의 재협상이 이뤄져야 한미 FTA에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자"라며 "국내 수출기업의 미국 현지화 정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두 후보는 전혀 다른 접근을 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힐 만큼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가 당선되면 북한의 평화체제 구축과 경제회생이 본격적으로 이뤄져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태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후보의 대북 유화정책은 국내의 지정학적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며 "남북 관계 개선으로 경협 사업이 속도를 내면 북한에 진출한 기업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케인 후보는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은 하되 기본적인 요구 조건이 이행될 경우 합당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그가 집권하면 미국과 북한의 대립각이 더욱 첨예해질 가능성이 있다.
◆ 그린에너지·제약업 순풍 타나 = 금융위기의 신속한 해결 외에 오바마와 매케인 후보가 공감하고 있는 부문은 그린에너지산업 육성과 건강보험 개혁이다.
두 후보는 미국도 도쿄의정서에 적극 참여해 석유의존도를 낮추고 그린에너지 투자를 확대해 일자리 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정부가 나서 1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고 2025년가지 전기의 25%를 재생에너지로 바꾸겠다고 공약했으며 매케인 후보는 친환경 운송 수단을 개발하고 국외 자원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풍력발전 부품업체인 태웅, 평산, 용현BM, 현진소대 등과 태양광발전 관련 업체인 동양제철화학, 소디프신소재,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수혜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 정부가 녹색 성장의 일환으로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립에 나설 경우에는 두산중공업과 한전KPS 등이 호재를 맞을 수 있다.
두 후보는 중산층이 빚 없이 사는 사회를 육성하기 위해 건강보험을 개혁하고 약값을 인하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누가 당선되더라도 약값 인하를 위해 제네릭(복제약) 사용을 적극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저가 의약품에 강점이 있는 한미약품, 동아제약, 유한양행 등 국내 제약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활발해질 수 있다.
홍유나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제약업체 중 연구개발력이 뛰어난 우량 기업은 미국 제네릭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경우 수혜주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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