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미국에 원화를 주는 대신 최대 300억 달러를 받아 사용할 수 있는 한-미간 통화스왑협정이 체결되면서 증시는 폭등한 반면 환율은 1200원대로 폭락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심리 중 하나인 달러화 경색이 이번 통화스왑협정으로 안정화되면서 외한시장의 불안 심리도 크게 완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9월 기준 국내 외환보유고는 대략 2397억 달러로 추정되지만 이중 상당부분이 해외 증권에 투자돼 있어 추가로 외환시장에 개입해야 할 경우 이들 주식을 매각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손실 우려도 있다.
따라서 300억 달러, 즉 외환보유고의 10%가 넘는 규모의 달러를 확보할 수 있어 '달러 가뭄'이 해갈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외국인이 다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하고 있다.
실제 전일 비록 코스피 지수가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하락 마감했지만 외국인은 15일(11거래일)만에 매수로 마감했다.
매수 규모(82억원)는 크지 않지만 그동안 수급불안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외국인이 다시 '사자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실제 30일 오후 1시29분 현재 외국인은 기관과 함께 약 130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의 황창중 팀장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바뀐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면서 "다만 극심한 불확실성이 이번 한-미간의 통화스왑체결 등으로 완화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단기적 움직임으로 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물론 이같은 외국인의 매수세는 향후 방향성을 정하는 가늠자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고 그는 덧붙였다.
황 팀장은 또 "외국인이 완전히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으로 돌아서려면 펀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야 하는데 아직 금융-은행 업종에 대한 우려가 크고 무엇보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느정도 해소 국면으로 접어들어야만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의 이재만 연구원은 "이번 한-미간의 통화스왑체결로 외화 유동성에 대한 급한불은 꺼진 상황"이라며 "그동안 부정적으로 봐라봤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도 점차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이번 통화스왑체결은 미국이 보는 한국의 시각이 좋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하는 것으로 당장 외국인이 매수로 돌아서기에는 어렵겠지만 일단 매매 형태에 변화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기준금리를 대폭 인하했는데도 불구하고 CD금리가 여전히 하락하지 않고 있는데다 은행업종에 대한 CDS(크레딧디폴드스왑)와 은행채 스프레드가 높은 것이 우려할 사항"이라며 "정부의 원화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굿모닝신한증권의 이선엽 연구원은 "외국인의 '셀코리아'에서 '바이코리아'로 시각을 돌린 것은 맞지만 단기적 터닝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면서 "우선 외환위기에 대한 위험이 사라지면서 이로 인해 글로벌 증시에 비해 추가하락한 부분은 회복하겠지만 여전히 우려되는 경기 침체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비록 외국인이 이틀째 매수를 하고 있지만 업종별로 파악을 한다면 은행과 금융 업종은 여전히 팔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매매형태를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기술적 반등과 한-미간의 통화스왑이라는 호재로 당분간 지수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