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내 시장 확대에 한계를 느낀 일본 대형 맥주·음료업체들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대형 맥주·음료업체인 아사히 맥주, 기린 홀딩스, 산토리 등은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음료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M&A와 투자확대를 펼치고 있다.
지난 24일 일본 유력 언론들은 산토리가 오세아니아 음료 시장 점유율 2위인 프루코어를 약 750억 엔에 인수한 것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이 인수전에는 산토리 이외에 일본 양대 맥주회사인 아사히맥주와 기린홀딩스, 미국과 아시아계 컨소시엄 10여 곳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가 성사되기 전부터 프루코어는 이번 인수전에 적극적인 자세로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계 기업들에 호혜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형 음료업체들이 이 같이 인수전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일본 시장의 침체에서 비롯된 위기의식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소비시장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
저출산· 고령화로 인구 감소를 맞은 일본의 소비 시장은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할 것으로 업계는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의 생존을 위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아시아와 안정적인 수요를 가진 오세아니아 쪽으로 고개를 돌린 것.
인수전에서 승리한 산토리는 프루코어의 모기업 다농으로부터 연내로 모든 주식을 넘겨받을 것으로 보인다. 산토리는 기업인수 절차가 끝나는 대로 청량음료 사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칠 계획이다.
일본 맥주시장 점유율 1위인 아사히 맥주가 아시아 태평양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도쿄도내의 아사히 빌딩. |
호주와 뉴질랜드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는 프루코어를 통해 매출을 신장하고 나아가 이 지역을 아시아 태평양 지역 청량음료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프루코어 그룹의 5개 계열사 연간매출고는 약 303억 엔.
산토리는 앞으로 2013년까지 2007년 대비 42% 매출신장(431억 엔)을 목표하고 있다. 아직 아시아 시장에서 판매고가 낮은 기능성 음료 시장을 넓히고 2007년 9월 타이에 출자해 만든 자회를 통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설계도면을 짰다.
일본의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에 산토리가 맥주회사가 아닌 음료 식품회사를 인수한 것은 현지 판로 개척 목적이 크다”면서 “사업의 다각화를 통해 상승효과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고배를 들이킨 아사히맥주와 기린홀딩스도 산토리와 같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지난 8월 기린홀딩스는 시장 확대와 안정적인 수익망을 확대코자 호주 2위의 유가공 업체 데어리 파머즈를 인수했다. 아사히맥주도 대만에서의 판매체제를 강화하고 러시아 최대 맥주 회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는 등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사업 확대를 서두르고 있다.
사지 히로시 미즈호증권 선임 연구원은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전체로 말하면 알콜 음료보다는 소프트드링크의 신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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