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초강경 개입...美 제로금리 시대 도래?

2008-10-0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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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금융위기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해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움직임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막대한 유동성 공급은 물론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진행되거나 또는 진행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이 실질적인 제로금리 시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연준 사상 첫 CP 매입=신용위기의 근원지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사태 해결을 위해 가장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사진: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장은 최근 경제 자료와 금융상황을 보면 경제성장의 전망이 악화된 반면 물가를 낮추려는 전망은 개선됐다고 7일 밝혔다
연준은 7일(현지시간) `기업어음(CP) 직접 매입`이라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초강수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이 CP 매입에 직접 나서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연준의 이같은 조치는 사상 최대 규모의 구제금융법 발효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주요 자금조달 창구인 CP시장이 마비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CP 직접 매입 소식이 전해지면서 CP 금리가 소폭 떨어지는 등 단기 자금시장이 안정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의 익일물 CP 금리는 이날 전일 대비 0.74%포인트 하락한 2.94%를 기록했다. 지난주 익일물 CP 금리는 3.95%까지 오르면서 8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0.75%P 금리인하설 대두...마이너스 금리 시대 올 수도=이제 전문가들의 관심은 과연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연준이 어느 정도까지 진행될지에 쏠려 있다.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연방기금금리선물은 연준이 오는 29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0.7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전망이 맞는다면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목표금리는 현행 2%에서 1.25%로 낮아지게 된다.

현재 인플레가 연율 2%대를 넘나들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연준이 금리를 끌어내릴 경우 미국 경제는 제로금리를 넘어서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공격적인 경기부양책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신용위기의 근원지인 부동산시장이 살아나지 못할 경우 자산 디플레 현상이 심화되면서 일각에서 일고 있는 일본식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 역시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협회(NABE) 연례 회의에 참석해 "금융시장의 동향을 감안할 때 중립적인 통화정책이 적절한지를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하는 발언이라는 평가다.

그는 또 "최근 경제지표와 금융시장은 경제성장 전망이 악화되고 경기하강의 위험이 커졌음을 시사한다"면서 "불확실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다소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리를 내리는데 있어 물가가 큰 부담이 되지는 않을 것임을 암시한 것이다.

◆EU 예금보장한도 상향...각국 금리인하 '러시'=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중앙은행들의 노력은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추이 (출처: FRB)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의 예금보장한도를 상향 조정했으며 은행 대출 규모를 늘렸다. 이로써 EU 회원국의 예금보장한도는 기존 2만유로에서 5만유로로 상향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U 이사회 순회의장국 대표 겸 프랑스 재무장관은 "유럽은 리먼브라더스의 파산보호 신청과 같은 사태를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2500억 유로(3390억달러)의 자금을 경매 방식을 통해 은행들에 대출했다. 이는 올들어 최대 규모다. 

ECB는 또 6개월 만기 민간은행 대출을 지난달 4일 발표했던 250억유로에서 500억유로로 확대한다고 덧붙였다.

호주와 이스라엘은 각각 1%포인트와 0.5%포인트의 금리인하를 단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전세계적인 금융시장 안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의 비관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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