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금융쓰나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증시 급락과 함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기업들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어음발행을 허용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중기 어음발행을 허용해 중대형 기업들이 유동성을 확보하도록 조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발 신용위기 사태로 중국 기업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 중국이 기업 어음 발행을 허용했다. 사진은 올초 어음을 발행했던 중국전신. |
금융위기 사태에도 상대적으로 중국이 안전하다는 평가가 대두됐지만 중국 역시 미국발 악재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은 어음발행이 대출에 비해 조달 비용이 적게 든다면서 현재 시장금리가 비교적 높지 않다는 사실도 기업들의 어음발행 여건을 양호하게 볼 수 있는 배경이라고 밝혔다.
메릴린치의 팅루 이코노미스트는 "은행간 금리가 은행 대출금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기업들이 어음을 발행할 때 비용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중국 기업들은 5년 만기 어음에 대해 5.3~5.5%의 금리를 적용했다. 이는 8~9% 수준인 은행 대출금리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또 어음발행 대상을 우량기업을 한정하고 발행 한도 관리를 통해 리스크 역시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인민은행은 덧붙였다.
인민은행은 이같은 조치가 6일부터 효력을 나타냈다면서 중국 기업들이 위안화 표시 어음을 3~5년 만기로 발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을 비롯해 중국 당국은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금융위기 여파를 축소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지난달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지급준비율을 낮춰 시중 유동성 확대를 이끌었다.
한편 중국에서 비금융기업의 중기 어음발행은 지난 4월 처음 도입돼 2개월간 시험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당시 어음을 발행한 기관은 철도부를 비롯해 중국전신, 중화집단으로 이들이 발행한 어음 규모는 735억위안(약 12조5000억원) 정도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