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기준미달’이면 대우조선 ‘유찰’

2008-10-0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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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본입찰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각주체인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매각가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유찰시키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 주가가 최근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인수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는 불안감이 그 배경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13일로 예정된 대우조선 본입찰에 포스코, 현대중공업, GS, 한화 등 4개 인수후보가 적어내는 대우조선 인수희망가격이 기준에 미달할 경우 유찰시킬 계획이다.   

이는 통상적인 인수합병(M&A)과정에서 매도자가 원하는 이른바 ‘몸값’에 인수희망 기업들의 ‘베팅금액’이 미치지 못할 경우 유찰시키는 것과 동일 선상으로, 미국발 금융위기 등 외생변수가 발생되더라도 대우조선의 적정금액을 받겠다는 산업은행의 의지로 읽힌다.

자칫 헐값에 대우조선을 넘겨줄 수도 있다는 일종의 불안감인 셈. 

관련해 대우조선 주가는 지난해 10월 6만5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래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2일에는 2만8150원으로 급락하면서 장을 마감하기까지 해 이를 증폭시켰다.

게다가 최근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컨소시엄 ‘발빼기’ 선언을 비롯 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강성 집행부(대우조선노조민주화추진위, 이하 노민추)가 당선된 점도 산업은행의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예상됐던 ‘큰손’ 국민연금이 빠져나가 ‘흥행’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되고 있고 예상치 못했던 강성노조의 출현 등 주변 지형이 산업은행에 딱히 유리하지 않다. 

노민추 소속 최창식 신임 노조위원장은 당선 직후 “매각과정서 당사자인 노동조합의 참여를 전혀 인정받지 못한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언급, 산업은행에 대한 섭섭함을 일정부분 드러낸 것에서도 양측의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산업은행은 매각 예상가격, 인수후보 평가 기준 등 대우조선 매각과 관련한 정보의 외부 유출을 철저히 봉쇄하면서 대우조선의 ‘몸값’을 띄우기 위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현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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