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기린 매각 협상이 4개월 가까이 지지부진 하면서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중순께부터 가시화된 CJ제일제당과 기린의 인수합병(M&A) 협상이 한 달 전부터 중단된 채 관련 논의가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현재 기린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인수 계획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고위 관계자는 "양산빵 부문에서 시너지를 내기 위해 기린 인수를 검토했으나 제반 인수 비용에 비해 실제 기대 효과가 약한 것으로 판단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라며 인수 계획을 사실상 철회했음을 내비쳤다.
CJ제일제당은 앞서 지난 7월 기린을 370억 원 선에 인수하는 방안을 놓고 막바지 단계까지 협상을 벌였으나 양해각서 체결로 이어지진 못했다.
아울러 기린의 양산빵 부문을 제외한 제과. 빙과류 등 사업에는 관심이 없는 상황에서 이들 부문을 다시 매각하는 방안도 여의치 않자 인수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판단,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기린측은 소문만 무성 할 뿐 매각 논의가 뚜렷하게 진전되지 않자 납품 등 영업에 심각한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기린은 CJ제일제당과의 인수합병 협상이 난항을 겪자 이달 초 대표이사를 이용수 씨에서 최대주주인 나영돈 씨로 변경했다가 십여 일만에 또 이용수 전 대표를 경영일선에 복귀시키는 등 혼란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회사 측이 밝힌 이유는 매각 작업에 다시 무게를 싣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린 관계자는 "CJ와의 협상이 아직 진행 중"이라며 협상 중단 사실에 대해 부정하면서도 "그러나 CJ제일제당 외에 다른 여러 기업과도 가능성을 열어 놓고 다각적인 논의를 벌이고 있다"고 밝혀 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최민지 기자 choimj@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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