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출은 줄고 수신은 늘고

2008-09-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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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관리 강화로 기업대출 급감 수신은 금리인상 효과로 4개월來 최대폭 증가

지난달 시중은행의 기업대출 증가액이 절반 이하로 확 줄어든 반면 수신 잔액은 예금금리 상승에 힙입어 큰 폭으로 늘어났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8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들의 기업대출 증가액은 3조9000억원으로 전월 8조6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올 들어 증가세를 유지해왔던 기업대출은 8개월 만에 연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은 1조7900억원으로 전월(5조5000억원)보다 3조7100억원 급감했으며 대기업 대출 증가액도 전월 3조1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으로 1조원 줄어들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진데다 8월 휴가철은 자금 비수기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대출도 지난달 2조2000억원 늘어나는데 그쳐 전월 대비 3000억원 감소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시장의 침체 여파로 주택 거래가 뜸해지면서 1조원 가량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 3월 9800억원 증가 후 5개월 만에 최저치다.

다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은 휴가철이라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1조2000억원 늘어나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출은 줄어든 반면 수신 규모는 크게 확대됐다.

지난달 시중은행의 수신 잔액은 879조5672억원으로 전월 대비 15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 4월 22조8000억원의 증가액을 기록한 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올 들어 월별 수신 증가액은 4월 22조8000억원에서 5월 9조3000억원, 6월 5조3000억원, 7월 6000억원 등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해왔다.

지난달 수신 잔액이 급증한 것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등 시중금리 상승과 함께 예금금리가 따라 오르면서 고금리 특판 판매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정기예금 잔액은 6조7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이와 함께 월말 휴일로 결제 자금이 9월로 이월되면서 수시입출금식 예금 잔액이 3조3000억원 증가한 것도 수신 잔액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의 수신이 늘어나면서 자금난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수신 금리가 높아지면서 늘어난 조달비용은 여전히 문제"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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