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가 거침없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미국 '빅2' 모기지에 대한 사상 최대 구제금융이 결정된 가운데 달러 역시 상승 탄력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과연 달러의 강세는 어디까지 진행될까.
지난 주말 미국 정부가 모기지 국유화를 발표한 뒤 첫 거래일인 8일(현지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는 유로화 대비 11개월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사진: '빅2' 모기지 구제금융과 함께 달러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1.4098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1.4053달러까지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것으로 환율이 하락할 경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달러는 엔에 대해서도 상승했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107.98엔을 기록해 전 거래일 대비 0.23% 올랐다. 달러/엔 환율은 상승하면 달러가 강세를 나타낸 것이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과 영국 파운드 등 주요 통화에 대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날 달러는 스위스 프랑에 대해 1.1373프랑으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다.
달러 가치가 급등하면서 6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79.844를 기록하며 80에 바짝 다가섰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최근 달러 추이는 기록적인 수준이다. 지난 7월 중순 유로/달러 환율은 1.6038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후 불과 2개월여만에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13% 가까이 급등했다.
어제까지 달러는 유로에 대해 8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03년 이후 최장기간 동안 강세를 지속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빅2' 모기지 국유화로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걷히고 있다는 기대감 속에 달러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뱅크 오브 몬트리올의 조나단 겐처 외환 세일즈 부문 이사는 "구제금융 단행으로 금융시장은 휴식에 들어간 셈"이라면서 "유로에 대한 달러 가치는 계속해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관련된 악재는 상당 부분 반영돼 있는 상태"라면서 "유로존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더욱 큰 이슈"라고 말했다.
최근 3개월간 유로/달러 환율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달러의 강세는 한동안 이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세계 경제의 기관차' 미국 정부가 사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미국 경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푸트남 인베스트먼트의 파레쉬 우파다야 수석 부사장은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른 국가들은 대부분 아직 경제 부양을 위한 조치를 시작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ING 파이낸셜 마켓의 매튜 카셀 트레이딩 부문 이사 역시 "모멘텀을 달러에 있다"면서 "지난 2주 동안 달러 강세가 테마였다"고 강조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지난 7월 중순 이후 달러 가치가 한국 원화에 대해 10% 이상 상승하고 대만 달러에 대해 5% 올랐다면서 아시아 자본시장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달러 강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달러 강세가 주춤할 수는 있지만 태국 바트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에 대해 강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빅2' 모기지에 대한 구제금융이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으며 달러 강세의 지속 여부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스코티아 캐피탈의 스티븐 마리온 통화 투자전략 부문 공동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과 소비자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