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영어 사용 의무화' 철회

2008-09-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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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의 소속 선수 영어사용 의무화 방침이 2주 만에 전격 철회됐다.

그 동안 수많은 선수들과 언론, 그리고 일부 정치인들의 법적 대응 움직임에도 꿈쩍 않던 LPGA가 결국 꼬리를 내린 이유는 대회 후원사들의 반대가 결정적이다.

LPGA의 '영어사용 의무화' 방침이 밝혀 진 것은 협회가 지난 달 20일 세이프웨이 클래식 대회에 참가한 한국 선수들을 모아놓고 처음 전달하면서 부터다.

특히 이 정책은 공식 발표된 것이 아니라 한국 선수들만이 모인 자리에서 처음 공개한 점 때문에 LPGA 무대를 석권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뉴욕 타임스와 LA타임스도 이 제도의 반대에 힘을 보탰다. 사설을 통해 ‘영어사용 의무화는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는 선수를 차별하는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다’면서 '모욕적이자 자멸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최경주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도 비판에 가세했고 세계정상의 여자골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도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LPGA 측이 새 정책에 대해 아시아계들이 많은 캘리포니아의 주 정부 인사와 상ㆍ하원 의원들이 비판 대열에 동참, 법적 대응 방침까지 밝혔다.

중국계인 민주당 소속 르랜드 이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원은 4일 LPGA의 이번 정책이 주와 연방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한 법적 의견을 구하고 있으며 이 같은 입장을 LPGA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LPGA는 이렇게 비판이 일기 시작하자 새 정책의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나섰다.
이를 강제하기 위해 선수들은 투어 참가 이듬해 말까지 협회가 요구하는 영어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요구수준을 달성할 때까지 투어 참가 자격이 2년 정지된다는 벌칙규정까지 마련하는 등 강행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1993년부터 매년 '스테이트 팜 클래식'을 후원하는 스테이트 팜 보험사가 LPGA에 이번 정책을 다시 생각해 줄 것을 강력하게 권고하면서, "이번 조치는 후원 재계약 여부를 결정할 중요한 문제"라며 강한 반대의 뜻을 표시하자 사태는 급변했다.

후원사의 비즈니스를 위해 소속 선수의 영어사용 의무화 정책을 추진한다는 협회가 바로 후원사의 반대에 부닥친 것이다. 협회는 영어사용 의무화 정책 근본 취지가 무너지면서 명분을 잃어 버렸다.

결국 투어 후원사들의 이 같은 입장이 알려진 지 이틀 만인 5일 바이븐스 커미셔너는 벌칙 규정을 포함하지 않은 수정된 정책을 올 연말까지 마련하겠다고 꼬리를 내렸다.
윤용환기자happyyh6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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