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너지가 최근 2조원을 투자해 울산에 건설하는 FCC(유동상촉매분해. 중질유분해시설)는 ´지상유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원유 정제 과정에서 40% 정도 병산되는 저급 중질유인 벙커C유를 탈황, 분해해 휘발유, 나프타 등 경질석유제품을 다시 뽑아내기 때문이다.
이 시설은 원유를 1차 가공하고 남은 물질에서 환경오염 물질인 황 및 질소화합물 등을 제거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한 휘발유 등의 청정 경질유를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규모는 일일 6만배럴에 달한다.
특히 FCC설비의 경우 환경문제 등으로 갈수록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벙커C유에서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연간 3조4000억원의 원유수입 절감효과는 물론, 4조원의 수출증대 효과를 가져온다.
또 연간 23만t의 유황성분을 제거함으로써, 석유제품의 ´그린 에너지화(Green Energy)화를 촉진하는 친환경 시설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시한 바 있는 ´녹색성장시대´의 정책기조와도 부합된다.
하지만 탄생까지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05년 4월 12일 SK측은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내 치열해지는 국제시장 선점을 위해 급박하게 FCC 공장건설을 위해 울산시에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관계부처(당시 건교부, 환경부)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이하 중도위)를 통한 국가산업단지개발계획 및 도시계획변경 절차가 필요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중도위는 연초나 방학기간에는 열리지 않으며, 환경성평가 등 도시계획변경에 수반되는 제반절차를 이행하는데 최소 1년~3년 이상 소요되는 등 각종 복잡한 규제절차가 가로막고 있었다.
이에 박맹우 울산 시장은 FCC 공장이 미래 지역산업의 성장동력은 물론, 국가경제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신념으로 SK의 영업사원을 자처하고 나섰다.
각 부처 실무진에서, 중도위 위원들, 장관까지 수십 차례 직접 찾아다니며, FCC 공장설립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설득한 것이다.
마침내 2005년 9월 22일 개발계획 변경건을 건교부에 신청한 것을 시작으로 전례 없이 광역단체장으로서 직접 중도위에 참석해 기조발언을 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2006년 2월 마침내 개발계획 승인을 받아냈다.
3년 가까이 걸리는 절차를 6개월만에 끝내는 기적을 이룬 것이다.
현재 이 설비의 규모는 39만3천㎡ 규모로 축구장 크기의 55배에 달하고 파이프 길이만 1천257㎞로서 경부고속도로의 2.9배와 맞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