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 만기가 집중된 오는 10일을 기점으로 외환시장의 불안 요인들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급등하던 원.달러 환율이 진정세를 나타냈다.
정부는 특히 외환보유액 감소 우려를 떨치기 위해 오는 11일 10억 달러 안팍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기로 하고, 8일부터 아시아와 유럽, 미주 지역에서 로드쇼를 개최한다. 외평채는 모두 10년 물로 오는 2018년 만기이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9월 위기설'이 불거져 원-달러 환율이 치솟는 등 금융시장 불안을 보이는 가운데 추진되는 것이어서 성공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은 4일 "하반기 차환 발행 예정이던 외평채를 발행하기 위해 로드쇼를 나간다"면서 "최근 국내 금융시장에서 나오는 9월 위기설이 진짜인지 아닌지 보여주러 간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신 관리관은 이어 "올해 하반기 공기업, 금융기관, 기업 등이 대거 외화표시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총 규모가 (신고 기준) 약 100억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그는 "공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그동안 채권 발행을 미뤄왔는데 그 이유는 글로벌 경색으로 인해 한국의 신용 수준을 반영한 딜(계약)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외평채 발행에 성공할 경우 그런 기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외평채 발행 의미를 설명했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핵심 척도 가운데 하나인 외평채 가산금리(2013년물 기준)는 지난달 29일 184bp(1bp=0.01%)까지 올랐다.
강만수 장관도 이날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7차 위기관리대책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국채 만기가 11일이면 종료되니까 금융 위기설이 과장됐다는 게 판명될 것이고 다음주만 지나면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며,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와 무디스도 우리 레이팅(신용등급 A)을 바꿀 요소가 없다고 전해왔다"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한국의 장기외화표시채권에 `A+' 등급을 부여했으며,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을 제시했다고 로이터가 이날 보도했다.
한편,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9.50원(1.7%P) 급락한 1,129.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46포인트 내린 1426.43, 코스닥지수는 12.07포인트(2.83%) 급등한 438.44을 기록했다.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전일보다 0.06%포인트 내린 5.81%, 5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0.06%포인트 하락한 5.89%로 마감됐다. 국채선물 9월물은 전일비 18틱 상승한 105.76으로 장을 마쳤다.
허 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