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는 1가구 1주택자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감면해 주고 종합부동산세를 지난해 수준에서 동결하는 등 부동산세제 합리화 방안이 담겼다.
양도세에서는 고가주택의 기준이 '6억원 초과'에서 '9억원 초과'로 높아지고 최대 80% 공제받기 위한 의무 보유기간이 20년에서 10년으로 줄었다. 또 종부세는 과표적용률을 지난해 수준인 80%로 동결했고 세부담 상한도 기존 300%에서 150%로 낮췄다.
◆양도세 고가주택 기준 6억→9억원ㆍ10년 보유 최대 80% 공제
정부는 1가구1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양도세 비과세 기준금액을 기존 3억원에서 9억원으로 높였다. 이에 따라 고가주택으로 분류되는 가구수는 총 58만가구(6억원 초과)에서 21만가구(9억원 초과)로 37만가구 줄어들게 된다. 상향조정된 기준은 이르면 10월 말부터 적용된다.
감면안은 또 장기보유특별공제를 확대해 10년만 보유하면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지금은 3~20년까지 연 공제율 4%가 적용돼 20년 보유시 최대 80%를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내년 1월 1일부터 연 공제율을 8%로 높여 10년만 보유해도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게 했다.
양도세율과 과표구간도 종합소득세 수준으로 낮춰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양도세율은 현재 9%(1000만원 이하)에서 최대 36%(8000만원 초과)로 돼 있지만 6%(1200만원 이하)에서 최대 33%(8800만원)로 조정된다. 정부는 내년에 세율을 2%포인트 더 낮추고 2010년에도 1%포인트 추가 인하할 방침이다.
다만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ㆍ수도권은 '3년 보유ㆍ3년 거주', 비수도권이나 수도권의 일부 지역은 '3년 보유ㆍ2년 거주' 요건을 채워야 한다.
양도세 감면안이 적용되면 1가구 1주택 고가주택 장기보유자의 양도세는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예를 들어 1가구 1주택 거주 요건을 충족한 사람이 현재 2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10년 후 10억원에 팔면 양도차익은 8억원으로 약 5500만원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감면안이 적용되면 양도세는 약 92만원으로 5400만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1가구 1주택자 중 거주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우에도 양도세 부담은 줄어든다. 감면안에 따르면 2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7년 보유한 뒤 10억원에 팔 경우 양도세는 9100만원으로 종전(1억7300만원)보다 8200만원 준다.
◆종부세 과표적용률 동결ㆍ세부담 상한 300%→150%
종부세는 과표적용률을 지난해와 같은 80%로 동결해 집값이 떨어지는 데도 종부세 부담이 늘지 않도록 했다. 집값이 오르지 않으면 종부세도 오르지 않는 구조다.
현행 전년 대비 300%인 세부담 상한도 150%로 낮췄다. 정부는 바뀐 내용을 올해 종부세 부과분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올해 공시가격이 20억8000만원으로 지난해와 같은 서울 강남 삼성동 아이파크 전용 156㎡의 경우 과표적용률 상승(80%→90%)으로 지난해보다 174만원(1318만→1492만원) 더 내야 했지만 종부세법이 개정되면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내면 된다.
공시가격이 하락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시가격이 지난해 9억1200만원에서 올해 8억8800만원으로 내린 강남 압구정 한양4단지 전용 101㎡의 경우 올해 예상 종부세는 180만원으로 지난해 176만원보다 많았지만 개정안에 따라 158만40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2% 줄어든다.
집값 급등에 따라 종부세 부담이 크게 느는 것을 막기 위해 세부담 상한선도 낮췄다.
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8억원에서 올해 10억원으로 올랐다면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는 지난해 284만원의 191%인 544만원을 내야 했지만 세부담 상한선이 150%로 낮아지면 지난해 부담분의 0.5배인 426만원만 내면 된다. 종부세만 따질 경우 295만원을 내야 하지만 개정시 208만5000원으로 부담이 86만5000원(29.3%) 줄어든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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