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란 원래 “정신이 없어지는 것”이라는 의미의 라틴어. 정상적인 지적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후천적으로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이 저하돼 일상생활에 심각하게 지장받는 것을 치매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5~10%는 치매다.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증가해 80세 노인의 5명중 1명은 치매에 시달리고 있다.
과거에는 치매를 망령이나 노망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노인이 되면 누구나 겪게 되는 노화현상 중 하나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치매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생기는 분명한 뇌질환이다. 치매는 크게 서서히 발병해 서서히 진행되는 알츠하이머병과 조기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혈관성 치매로 나눌 수 있다. 치매의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바로 알쯔하이머병이다. 치매 환자의 5~60%가 알쯔하이머병이다.
이 병의 주된 원인은 뇌신경세포의 손상이다. 독성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이 뇌에 침착해서 뇌신경세포를 손상시켜 발생하게 되는 병이다. 실제 알쯔하이머병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를 현미경으로 검사해 보면 이런 상태를 확연하게 볼 수 있다. 이런 뇌신경세포의 손상은 CT나 MRI 등의 뇌영상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이 있는 환자의 뇌가 위축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PET와 뇌기능영상검사를 해도 마찬가지다. 치매 환자는 뇌혈류나 뇌대사가 정상인에 비해 많이 저하돼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이어서 많은 것이 혈관성 치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서 특히 많이 발병한다.
치매에 걸리기 쉬운 사람과 예방은?
최근 한 연구에서 중년에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과 같은 네가지 심장혈관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노년기에 혈관성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다.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흡연과 같은 치매의 네가지 위험 인자들을 모두 갖고 있는 사람들은 이런 병들을 한 가지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혈관성 치매에 걸릴 위험이 2.37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런 심혈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알츠하이머로 인한 치매의 경우에는 남성보다는 여성이, 교육수준이 낮은 사람일수록 잘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심혈관 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음식이나 자기 관리를 통해 꾸준히 예방하고 치료해야 한다.
치매와 가장 흡사한 증상이 바로 건망증이다. 종종 건망증 증상이 치매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건망증이 심하다고 해서 모두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노년기에 갑작스럽게 심해진 건망증은 일단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건망증이란 어떤 사실을 잊었더라도 금방 기억한다. 그러나 치매의 증상 중 하나인 기억장애는 귀띔을 해 주어도 기억하지 못한다.
특히 치매 환자의 기억장애 특징은 최근에 일어난 일이나 대화 내용을 쉽게 잊어버리고 오래 전에 일어난 일들은 잘 기억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옛날 일을 잘 기억한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언어장애와 방향감각의 저하도 치매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치매 환자들 중의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헤매는 것을 볼 수 있다.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매사 활달했던 사람이 갑자기 의기소침하거나 말수가 적어진다거나 말수가 적어지는 것도 치매의 대표적 증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노인우울증으로 생각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런 증상들과 기억장애를 동반할 때는 치매를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헬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