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개입 자제속 1100원 돌파 가능성"
원.달러 환율이 연사흘 급등하면서 1080원에 육박한 가운데 1100원대까지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달러당 16.40원 폭등한 1078.90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4년 11월17일 1081.40원 이후 3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이다.
환율은 장중 1072원선에서 공방을 벌이다 후반 결제수요가 몰리면서 1079.9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외환당국이 장중 개입에 나서지 않아 급등했지만 막판 개입 매물이 들어오면서 1080원대 진입은 제한됐다.
이날 환율 폭등은 최근 대규모 개입을 단행한 외환당국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환율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달러화 강세와 세계적 신용경색은 물론 무역수지 적자와 외국인 증시 이탈로 대내 수급 역시 환율 상승에 우호적 상황이어서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일시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더라도 당국 개입은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며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외환당국은 이달 21일 1050원대로 올라선 환율이 1060원과 1070원선을 차례로 돌파했지만 시장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 이날 환율이 10원 이상 급등했지만 당국 개입 규모는 5억 달러에 그쳤다는 추정이다.
외환 당국은 달러화 강세와 무역수지 적자를 비롯한 대내외 여건이 환율 상승에 우호적인 상황에서 무리한 개입에 나섰다가 투기세력으로부터 역공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물가안정을 위한 외환시장 개입 강도가 약해진 가운데 환율이 1100원대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은 "최근 환율 상승세가 워낙 강해 개입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당국도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현실화 가능성은 낮지만 9월 외화유동성 위기설이 도는 점도 외환보유액을 동원한 개입을 자제하는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연구원은 "환율이 수급 때문에 계속 상승하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1100원도 넘을 수 있다. 정부로서도 어느 정도는 시장 환율을 지켜보자는 입장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