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신용위기 우려가 다시 불거진 가운데 모기지업종의 움직임과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증시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힌즈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폴 놀테 투자부문 책임자는 "투자자들이 주택지표와 금융업종의 움직임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면서 "유가가 미치는 영향력은 뒷좌석으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온라인 경제저문매체 마켓워치닷컴이 24일 보도했다.
패니매와 프레디맥 등 양대 국책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사안과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의 매각 여부에 대해서도 월가의 촉각이 곤두서있는 상태다.
<사진설명: 리먼브라더스의 매각 추이에 월가의 관심이 쏠려 있다> |
미 재무부가 '빅2' 모기지업체에 대한 구제금융설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시장은 정부의 개입은 불가피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제2의 신용위기'에 대한 불안감은 증시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주 다우지수는 한주간 0.3% 하락했고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1.5%와 0.5%의 낙폭을 기록했다.
문제는 과연 '빅2' 모기지업체의 지분 매입 등 재무부의 개입이 현실화될 경우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재무부가 '빅2' 모기지업체에 개입한다고 발표할 경우 오히려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헤서웨이 회장은 지난주 경제전문방송 CNBC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정상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미 게임은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에 대해 침체 국면을 지속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리먼브라더스 역시 한국 산업은행과 중국 시틱증권과의 지분 매각 협상이 결렬됐음에도 불구하고 매각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또다른 불확실성을 제거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세수를 자극할 수 있는 재료로 작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민주장 대선 후보가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정식 지명한 것은 정치적인 불확실성을 없앴다는 점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낙관적인 인플레 전망을 내놓은 것은 호재라는 평가다.
버냉키 의장은 22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에서 열린 잭슨홀 연례회의에 참석해 "상품 가격 하락과 달러화 안정은 고무적"이라면서 "올해와 내년 인플레 압력은 완만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주 공개되는 주요 지표 중에는 부동산 관련지표가 미칠 영향이 확대될 전망이다.
<사진설명: 이번주에는 신규주택판매를 비롯해 주요 부동산지표가 일제히 공개된다> |
25일 7월 기존주택판매를 시작으로 26일에는 2분기 S&P의 케이스-쉴러 지수가 발표되면 신규주택판매 역시 같은 날 공개된다.
이날 연준의 지난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함께 8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발표되고 27일에는 7월 내구재주문이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28일에는 2분기 GDP성장률 수정치가 발표된다.
29일에는 7월 개인소득·지출과 개인소비지출 물가(PCE)와 8월 시카고 구매관리자협회(PMI) 제조업지수, 소비지신뢰지수가 공개된다.
월가는 기존주택판매가 전월 486만채에서 491만채로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신규주택판매는 전월 53만채에서 52만3000채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