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에 사활을 걸고 있는 중국이 금융 올림픽에서는 이미 금메달을 독식하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신용위기로 출렁이고 있지만 중국 금융 당국이 미국과 유럽 금융권의 '독'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자본시장을 주도하는 리더로 도약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시장가치 기준으로 중국 은행들은 이미 글로벌 톱을 차지한 상태다. 중국 공상은행(ICBC)이 시가총액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는 건설은행이다.
ICBC의 시가총액은 2500억달러(약 260조원)에 달한다.
<사진설명: 시가총액 2500억달러로 세계 1위은행인 공상은행> |
3위는 영국계 HSBC가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이어 중국은행(BOC)이 5위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톱 5'에 중국 은행 3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글로벌 톱 은행은 미국의 씨티그룹이었으며 2위는 BOA, 3위는 유럽 최대 은행인 UBS가 차지한 바 있다.
통신은 중국 금융권이 글로벌 톱 자리로 도약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4800억달러(약 490조원)에 달하는 신용위기 손실을 대부분 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SMC차이나펀드의 샤오칭샤오 파트너는 "씨티그룹과 메릴린치가 상각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은행들이 메달을 수확하고 있다"고 말했다.
ICBC는 지난달 3일 실적 발표를 통해 상반기 순이익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중신은행 역시 같은 기간 순익이 세배 이상 늘어났다.
건설은행의 순익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중국 은행들의 최근 실적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중국 금융권은 나아가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지분을 대거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중국 자본이 지분을 인수한 글로벌 거대 금융기관에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그룹을 비롯해 투자은행 모간스탠리와 바클레이스, 포티스, 스탠다드뱅크그룹 등이 있다.
메릴린치의 리차드 깁 아시아 금융 부문 책임자는 "중국 은행과 국부펀드는 막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면서 "중국 금융권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 역시 중국 자본 침투에 몸을 사리지 않고 있다. BOA는 지난 2005년 중국 건설은행 지분 9%를 30억달러에 사들였으며 HSBC는 앞서 2004년 교통은행 지분 19.9%를 인수했다.
HSBC는 2002년에는 중국 2대 보험사인 핑안보험 지분 10%를 사들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