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철강산업의 주축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 철강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철강업계가 경제 고성장과 수출 증대로 파죽지세 양상을 보여왔지만 최근 비용 압력이 거세지면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것이다.
중국철강협회(CIS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 철강업계의 비용 증가 규모는 2500억위안(약 38조원)에 다란다고 신화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같은 비용 증가액은 전년 대비 58% 늘어난 것이다. CISA는 중국 철강업계의 비용이 수직 상승하고 있는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연료 비용이 큰 폭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비용 급증은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라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철강업계의 반기 순판매이익률(ROS)는 7.61%로 떨어졌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0.95%포인트 낮은 것이다.
<사진설명: 중국 철강업계가 비용 압박에 시달리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전문가들은 중국증시에 상장된 업계 대표기업들의 실적 역시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훠타이증권의 마커밍 애널리스트는 "증시에서 거래되는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철강가격의 상승세가 계속해서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강업계가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견디는 것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한강철은 지난달 압연판을 비롯해 주요 제품의 가격을 t당 최고 2000위안 인상했으며 쿤밍강철과 사강, 판즈화강철 등 업계 주요 기업들이 가격을 끌어 올리고 있다.
뤄빙셩 CISA 부대표는 "철강 가격의 상승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면서 "기업들의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가격 인상은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세계적인 상품시장의 고공 행진과 저성장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뤄 부대표는 "GDP를 비롯해 실질 고정자산투자와 산업생산, 수출이 하반기 모두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내수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철강업계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는 없을 전망이다. 뤄 부대표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불안해지면서 철강 수출에 대한 규제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들어 6월까지 중국 철강업계의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2억6300만t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75% 감소한 1990만t을 기록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