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에는 컴퓨터 자체를 구동하는 데 드는 전력이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이보다도 컴퓨터 냉각과 각종 주변장치에 쓰이는 전력의 비중이 더 커진 상태다. 인터넷 검색업체인 구글의 경우, 매일 5000대의 서버를 새로 도입하고 있다.
이처럼 큰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전력과 냉각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 때문에 구글은 수력발전소와 컬럼비아 강에서 가까운 곳에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역시 가장 싼 가격에 전력을 얻을 수 있는 곳으로 데이터센터를 옮기고 있다.
한편 CPU의 성능 개선이 전체적인 에너지 절약에 기여하는 바가 거의 없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오히려 데이터통신에서의 에너지 효율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전문가들이 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컴퓨터 운용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다양한 제안을 내놓고 있다.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의 CPU와 컴퓨터를 제작해야 한다는 주장은 물론이고, 인내력을 좀 키워 컴퓨터를 재활용해가면서 가능한 한 오래 사용하자는 주장도 있다.
컴퓨터와 태양전지를 투명하고 얇은 필름 형태로 제작하여 건물의 외벽을 둘러싸자는 기발한 제안도 있다. 이보다 더 엉뚱한 제안으로는 슈퍼컴퓨팅센터를 추운 극지방으로 옮겨서 추가적인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서 냉각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하자는 것, 그리고 컴퓨터에서 나오는 열을 난방 등에 재활용하자는 제안 등이 있다.
슈퍼컴퓨팅에 환경적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녹색열풍이 일순간의 유행으로 그칠 것 같지는 않다. 페타를 넘어서 2019년으로 예상되는 엑사컴퓨팅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성능과 경제성, 환경을 모두 고려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이 필요하다는 데에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글 : 이식 박사(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