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용'에서 글로벌 경제의 '핵'으로 떠오른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투자와 수출, 소비 등 이른바 경제 '삼두 마차'의 조정은 바람직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5년간 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였던 중국이 최근 각종 거시경제 지표 수치가 하락하는 등 성장둔화세를 보이자 향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다년간에 걸친 정부의 거시경제 조정정책의 실시 결과로 그동안 과열됐던 중국 경제 성장세가 정상적인 범위내에서 그 열기를 적당히 식히는 단계로 접어든 것이라고 신화통신이 최근 분석했다.
중국 경제 성장의 '삼두 마차' 의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경제 성장의 으뜸 동력으로 꼽힌 투자는 올해 1~5월 동안 동기대비 25.6%가 증가했다. 숫자상으로는 지난해에 비해 0.3%포인트가 감소한 것이지만 같은 기간 투자품(원·부자재)가격이 8% 이상 오른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증가폭 하락은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발전개혁위원회 거시경제 연구원 왕이밍(王一鳴) 부원장은 최근 거시경제 포럼에서 “과거 우리는 투자성장이 과도하게 빠른 것을 염려했지만 최근 상황으로 보면 투자실질증가폭은 이미 하락 추세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수출 역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열린 제103차 광교회(중국 최대 무역박람회)에서 중국 최대 수출시장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상인들과 계약규모가 모두 10%가량 감소했고 일부 미국 기업들은 대금지불 기한을 30일부터 180일까지 연장해줄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선전 컨테이너 집하장 | ||
올해 1~5월의 중국 수출규모는 전년 동기대비 4.9% 포인트가 감소했다. |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올해 1~5월의 중국 수출규모는 22.9%가 증가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여 4.9% 포인트가 감소했고 무역수지는 동기대비 8.6% 감소했다.
소비는 올해 들어 20%이상 급속하게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주민소비가격이 8% 상승한 것을 감안한다면 실제 소비 증가폭은 작년에 비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평균 10%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03년부터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10.6%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대비 1.15% 포인트가 감소한 것이다.
국가통계국 쉬시엔춘(許憲春) 부국장은 최근 “2007년이 고속경제성장의 최고점을 찍은 것이라면 2008년 이후 경제성장이 점차 둔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화통신은 정부 관리로서 쉬 부국장이 “점차 둔화될 수도 있다”라고 신중하게 말을 골랐지만 학계에서는 갈수록 많은 경제학자들이 수치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제 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이 둔화되자 앞으로의 중국 경제에 대한 의문과 걱정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무원발전연구센터 거시경제부의 장리췬(張立群) 연구원은 “중국 경제가 확실히 가열 추세에서 열기가 식는 추세로 전환되긴 했지만 여전히 비교적 빠른 속도를 유지하여 발전 중이기에 경제형세가 역전이 되었다거나 쇠퇴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 국가통계국 국장이었던 리더수이(李德水) 현 국가통계국 고문도 국내외에 잇따라 발생한 변화와 자연재해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기본이 잘 갖춰져있어 여전히 안정적이고 비교적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사회과학원 수량경제연구소의 왕통산(汪同三) 소장은 올들어 중국의 거시경제발전은 기본적으로 정상적이라며 지난 2003년부터 경제 불안요소를 발견한 중앙정부가 긴축통화 정책을 비롯한 토지정책, 신용대출에 대한 정책 등 거시경제 조정정책을 실행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경제성장 속도가 적당히 감소하는 것은 수년간에 걸친 거시경제 조정정책의 효과가 누적된 결과라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한파와 지진, 수해도 중국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고 중국에는 여전히 크고 강한 동력이 내재되어 있어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화하는 베이징 | ||
센트럴 차이니즈 텔레비젼(CCTV) 본사 빌딩 신축 현장. 2008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
세계은행의 가오루이(高路易)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경제가 튼튼한 기본바탕을 갖추고 있어 중국경제 성장세가 완만해지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강한 기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10% 정도가 이상적이라며 올해 성장률은 10% 전후로 예상했다.
리더수이 고문은 중국경제가 올해뿐 아니라 향후에도 안정적이고 빠른 발전을 유지해나가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는 그러나 현재 수많은 문제들에 직면해있고 어떤 문제들은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것이라며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신화통신은 지적했다.
중국인민대학 공공관리학원의 쉬광지엔(許光建) 부원장은 진행 중인 문제들은 중국이 경제 발전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앞으로의 거시경제 조정 정책들은 경제가 안정적이고 빠른 성장세를 유지한다는 전제 조건을 가지고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은 과거 몇 년간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과 저 인플레가 누적되어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오루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앞으로 몇 개월 동안은 중국이 세계와 중국 거시경제 추세를 면밀히 관찰하여 빠르게 대응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성민 기자 nickio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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