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는 26일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서를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이날 오후 외교부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10.3 합의사항에 따라 이날 핵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우 부부장은 또 미국은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와 적성국 교역법 명단 삭제라는 의무사항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마침내 이날 핵 신고서를 제출한 것은 북핵 10.3합의에 규정된 시한인 지난해 말보다 반년이나 늦은 것이다.
북한은 작년 연말까지 핵 신고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및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에 대한 북.미 간 이견과 테러지원국 해제에 대한 일본의 반발 등으로 인해 아까운 시간을 반년이나 까먹었다.
그러나 어렵게 진행해온 비핵화 2단계(불능화와 신고)가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의 전환점을 이룬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북한의 핵신고와 그에 따른 미국의 대북 테러지원국 해제, 그에 이어 예정된 북한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 폭파는 핵폐기 2단계 조치의 마무리와 3단계 진입 국면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냉각탑 폭파는 비핵화 과정을 되돌리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의 핵활동의 모든 진실을 담았다는 핵 신고서를 국제사회에 공개한 북한의 행동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결단없이는 성사될 수 없었다는 점에서 북핵 진전은 물론, 북미관계와 북일관계의 획기적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는 희망적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6자회담의 진전으로 얼어붙은 남북관계도 새로운 해빙기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되고 있다.
나아가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과 6자회담의 동북아시아 다자안보체제로의 전환 등 지역정세가 평화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질서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시각도 엄존한다. 특히 새로운 요구조건을 세세하게 제시하며 협상을 단계별로 쪼개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에 능한 북한이 핵 신고서의 내용을 검증하고 비핵화 3단계(핵폐기)에 접어들어서도 상당한 기간 기싸움을 전개할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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