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인금지)韓中 관계 격상···정치·경제 협력 강화

2008-05-27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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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간의 27일 정상회담은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시키고 북핵 문제 해결 및 경제 분야의 협력에 있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새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에 주력하면서 한중 관계가 소원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우의를 과시함으로써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중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 =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가진 후 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며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중 관계는 1992년 수교 당시 경제·통상 분야에서 출발해 1998년 '21세기 한중 협력 동반자 관계'와 2000년 '전면적 협력관계', 2003년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 합의를 거치면서 확대·발전돼 왔으나 전략적 단계로까지 진입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양국 정상이 합의한 전면적 동반자 관계는 중국이 내부적으로 설정한 비전략적 관계 5단계 중 최상위 단계로 양국이 그 만큼 모든 분야에서 한층 가깝고 긴밀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이번 방중 기간 중 후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자칭린(賈慶林)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등 권력 서열 1~4위 인사를 모두 만나는 것도 우리나라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외국 정상이 권력 서열 1~4위 인사를 모두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 대북 정책에도 호재 = 양국 정상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 및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위해 협력키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다.

북핵 신고를 둘러싼 북미 양자간 대화가 진전을 보이고 6자회담 재개가 임박한 상황에서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관계가 진전을 보인 것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하는 이른바 통미봉남(通美封南) 정책을 견제하는 데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또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중국 측의 이해를 이끌어 낸 것도 의미가 있다.

이 대통령은 회담 중 남북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 후 주석도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10년 안에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로 만들겠다는 '비핵·개방 3000 구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적극적인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 한중 FTA 실마리 풀어 =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방중 기간 동안 경제 외교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양국 정상은 교역과 투자확대, 금융,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와 통상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기 위한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양국은 민관합동 공동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한중 FTA를 적극 검토키로 했다.

다음달 중으로 공동조사 결과가 나오면 하반기부터 FTA 추진 여부에 대한 실무진 차원의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국 경제 인사들은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 인적·물적 교류가 확대돼 양국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대상국"이라며 "시장 잠재력이 큰 중국과의 교역과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FTA를 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중 FTA 외에 이동통신, 금융, 원전건설, 에너지, 과학기술, 황사방지를 비롯한 환경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큰 성과다.

국내 관련 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에 관심을 보여왔다.

국내 원전 기술이 한국형 원자로를 설계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 만큼 조만간 30기의 원전 발주 계획을 발표한 중국을 핵심 원전 시장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송혜승 기자 hssong0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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