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사모펀드만 은행소유규제 완화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

올 하반기부터 산업자본이 출자한 사모펀드(PEF)가 은행을 소유하는 것이 쉬워지지만 대상은 전략적 투자자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PEF는 투기자본이 아니라 전략적인 투자를 하는 곳만 유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에는 한국에 자금이 모자랐고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외국계 투기자본이 은행을 소유하는 일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며 "홍콩의 경우도 본국에서 은행업을 영위하는 곳만 은행 소유를 허용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PEF를 재무적 투자자와 전략적 투자자로 명확히 구분할 만한 기준을 아직 갖고 있지 않지만 앞으로 다양한 기준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PEF에 대한 규제완화는 기본적으로 간접투자자산운용법상의 국내 PEF에 한정한 것이며 은행법상 외국계 사모펀드는 은행을 소유할 수 없으며 현재 논의되는 규제 완화와도 다른 선상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는 산업자본이 출자한 PEF가 은행을 소유하는 것이 더 쉬워지지만 론스타와 같은 투기성 사모펀드는 규제완화 대상에서 빠진다는 뜻이다.

금융위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빠르면 올 하반기부터 PEF.연기금의 은행지분 보유규제를 완화한다는 1단계 금산분리 완화안을 추진하겠다고 전날 보고했다.

이 부위원장은 "PEF.연기금의 은행지분 보유규제를 완화하는 1단계와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를 상향조정하는 2단계를 동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PEF와 연기금에 대한 은행지분 보유규제를 완화해도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한도가 4%에 한정되면 실제 제도 개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다만 이렇게 되기 위해선 국민적 공감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에 대해서는 이 부위원장은 "산업자본이 아닌 데도 기업에 대한 투자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 은행을 소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외국은 연기금 등이 은행을 소유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게 될 경우 사회공헌 및 법률위반 기록 등 대주주 자격을 사전 심사 받게 되고 은행에 준하는 회계감사를 받는 등 사후 감독도 강화된다"며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도 실제로 산업자본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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