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룩하면서 넘쳐나는 자산으로 인해 긴축 통화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중국 중앙은행은 유동성 흡수를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다.
최근 중국의 화두는 단연 ‘삼고(三高)’에 있다. 이는 경제의 고성장, 물가의 최고치 갱신, 주식과 주택 등 자산가격의 과열추세 등을 말한다.
중국 경제의 삼고현상은 근본적으로 모두 유동성 과잉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이는 통화정책이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하는 분야이다.
지난달 중국 인민대학교에서 열린 ‘2008년 중국 자본시장 연구보고’에서는 중국 자본시장의 유동성 과잉과 통화정책에 관해 상세히 분석해 놓고 있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9000억달러를 넘어 세계 1위이고 대외무역흑자는 지난해 5월까지 468억달러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경제의 삼고로 인한 유동성 과잉과 거액의 무역흑자에 의한 위안화 평가절상 기대까지 더해지면서 핫머니가 대거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외환보유액 규모가 비정상적일 정도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은 외환을 매입했고 그만큼 기초화폐가 시장에 투입됐다. 때문에 통화의 승수효과로 인해 위안화 공급량이 대폭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중국은 거액의 경상수지와 자본수지가 모두 흑자인 쌍둥이 흑자 상태이다. 이로 인해 위안화의 평가절상 압력이 크게 증대됐다.
이렇듯 유동성 과잉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속적인 국제수지 흑자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위안화의 절상 압력, 높은 저축률, 낮은 소비율 등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높은 저축률은 저축성 투자에서 기인한다.
사회복지제도가 미비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중국의 저축률을 세계 최고 수준인 53%까지 이르게 했다.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활황을 틈탄 외환 등 유동성 자금의 유입은 궁극적으로 최종 소비가 아닌 재투자를 통한 투자증가로 이어지게 됐다.
최근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2004년 M2/GDP비율(국민총생산 대비 총통화비율)은 이미 159%에 달했다.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은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 투자열풍을 낳았다. 특히 비유통주 개혁의 성공으로 증시 랠리가 계속되고 있다.
또 비유통주 개혁과 국내 IPO 확대로 인해 통화량이 더욱 증가하게 됐다.
따라서 중국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 중국 통화정책의 최종 목표는 ‘통화안정유지’, ‘경제성장촉진’이다.
중국은 경제성장모델 전환기(转轨期)에 처해 있어 이에 걸맞는 통화정책을 실현해야 한다.
우선 중국은 지급준비율을 상향 조정했다. 이는 명백한 긴축 통화정책의 강력한 수단이다.
유동성 과잉 문제와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대출급증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정부는 2006년부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총동원하고 있다. 지준율을 2006년에 3차례, 2007년에는 무려 10차례나 인상했다.
그러나 유동성 문제는 지준율 조절만으로는 역부족인 듯하다. 지난 1년 동안 10차례의 지준율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통화(M2) 잔액은 동기 대비 16.72%가 늘어난 40조3400억위안이나 됐기 때문이다.
중국 금융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꾸준한 성장으로 통화자산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중국 선전증권거래소.
지준율 인상정책과 함께 중국은 혁신적인 금융상품을 출시해 유동성을 흡수하려고 한다. 중앙은행은 20년만에 특판예금을 재가동해 신용대출 증가율이 지나치게 높은 기관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고 유동성 과잉을 조절하고자 했다.
이와 함께 긴축 통화정책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실시해야 한다. 통화조정을 통해 시장금리를 올리고 금리신호로 통화공급 증가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다.
또 산업과 기업이 환율 변화에 점차 적응함에 따라 환율 매커니즘의 시장화 개혁을 적절히 강화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연속적인 금리인상으로 금리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특히 중국과 미국 간 금리차 축소와 중국 시장을 노리는 글로벌 핫머니의 유동성으로 인해 금리인상의 기회비용이 가중되고 있다.
따라서 금리정책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환율과 재정정책으로 유동성 해소와 인플레이션 완화를 이뤄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중국은 위안화 정책조정 개혁에 박차를 가하고 자금이 국외로 흘러나갈 수 있도록 해외시장 투자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중국 자금의 해외증권 투자 허용은 국내로 집중된 자금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국은 통화정책을 구조조정의 추진동력으로 삼아 과도한 유동성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일련의 긴축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긴축정책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을 원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경제발전에 긍정적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대내외 무역수지 불균형을 개선하고 중앙은행이 구조조정의 중장기 전략을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김민규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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